日, 외환시장서 엔화 아무리 사들여도 '언발에 오줌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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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3 18:13   수정 2022-09-24 02:25

日, 외환시장서 엔화 아무리 사들여도 '언발에 오줌누기'

일본이 세계 유일의 마이너스 금리 국가가 됐다. 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다른 나라들과 상반된 정책 때문에 엔화 가치는 올 들어 20% 떨어졌다. 엔저(低)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24년 만에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일본 미디어들에 따르면 전날 일본은행이 단기금리를 연 -0.1%로 유지한 반면 스위스국립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연 0.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국가는 일본만 남았다.

지난 21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연 3.00~3.25%로 또다시 0.7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는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금리 차로 달러당 엔화 가치가 146엔 근처까지 떨어지자 일본 정부는 예상을 깨고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다.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의 시장 개입은 1998년 6월 후 처음이다. 개입 직후 엔화 가치는 140엔으로 5엔 상승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과도한 환율 변동에 단호하게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은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의사 표시로도 해석된다. 금리를 올리지 않는 대신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떨어지면 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인 마이너스 금리를 그대로 둔 채 외환시장에 개입해 봐야 ‘언 발에 오줌 누기’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8월 말 현재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2921억달러로 엔화로 환산하면 186조엔 수준이다. 도쿄 외환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3755억달러(약 54조엔)다.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시장 개입 액수인 1조엔을 투입하더라도 외환시장 하루 거래액의 2%에도 못 미친다. 일본은행은 1998년 4~6월 3조엔 규모의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노지 신 SMBC닛코증권 수석 외환·채권전략가는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한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은) 시간 끌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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