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네"…'블랙리스트' 오른 이 기업, 주가 30% 뛰었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2-09-26 07:00   수정 2022-09-26 11:50


비철금속 업체인 ㈜영풍은 애널리스트와 매니저들도 고개를 젓는 종목이다. 기업설명회(IR)를 거의 하지 않는 등 폐쇄적으로 회사를 운영한 결과다. 여기에 회사 주력 공장인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카드뮴 배출 문제로 조업 중단 우려가 상당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도 오염물질 배출 문제로 영풍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안팎의 잡음에도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30% 가까이 치솟았다. 오너일가의 지분매입 경쟁 관측과 함께 폐배터리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반영된 결과다.
카드뮴 배출로 검찰고발에 공장중단 위기
영풍은 지난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91%(3만5000원) 오른 74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7.9%나 올랐다. 이 기간에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가 각각 24억원 1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결과다.

이 회사 주가가 뜀박질하자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가 이달 중순에 영풍을 투자처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NBIM은 영풍을 배제한 배경에 대해 "최근 수년 동안 환경을 훼손하고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비판을 받은 회사"라고 평가했다. 영풍이 운영하는 석포제련소가 카드뮴과 아연 등 심각한 오염물질을 지속적으로 배출했다는 의혹이 있다고도 평가했다.

영풍의 이 같은 악명은 1970년 준공한 석포제련소에서 비롯했다. 아연을 생산하는 석포제련소는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자리 잡고 있다. 낙동강 발원지이자 최상류 구간인 황지연못 인근이다. 석포제련소는 발암물질인 카드뮴 오염수를 배출한 혐의로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과징금 281억원을 부과받았다.

환경부 소속 대구지방환경청이 영풍 석포제련소 제1·2공장 인근의 낙동강 수질을 2019년 4월 조사한 결과 일대에서 하천 수질 기준을 최대 4578배 초과한 카드뮴(22.888㎎/L)이 검출됐다. 대구지방환경청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까지 조사한 결과 공장 내부에서 유출된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흘러든 것을 확인했다. 경상북도는 2021년 1월 환경보전법 위반을 이유로 석포제련소에 두 달가량의 조업정지를 처분했다. 영풍은 이에 대해 항소하면서 조업정지 절차를 미뤘다. 검찰은 올해 석포제련소 임직원 8명을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지분경쟁 불씨...영풍으로 옮겨갈까
안팎의 잡음에도 회사 주가가 뛰는 것은 신사업을 밝힌 것과 맞물린다. 영풍은 지난 21일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배터리·전기차 컨퍼런스에서 2차전지 재활용 기술·사업전략을 공개했다. 배터리를 팩 또는 모듈 단위에서 파쇄해 2차전지 원료인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을 회수하는 사업 계획을 밝혔다. 석포제련소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짓고 203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여기에 영풍그룹 오너일가가 영풍과 고려아연을 놓고 지분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주가에 작용했다. 영풍 등 영풍그룹은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세운 회사다.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 계열사는 최윤범 부회장을 비롯한 최씨 일가가 맡고 있다.

영풍과 전자 계열사는 장형진 회장 일가가 경영을 담당하고 지분을 50%가량 쥐고 있다. 최씨 일가도 영풍 지분 13%를 보유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장 회장이 고려아연이 한화그룹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받은데 대해 불만을 품고 최 부회장과 갈등을 빚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부회장 주도로 전개하는 2차전지·신재생에너지·자원순환 사업 투자금 마련을 위해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H2에너지USA(한화H2)를 대상으로 지분 5.0%를 새로 발행해 4700억원을 조달했다. 한화는 고려아연 최윤범 부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자금조달이 장씨 가문의 신경을 건드렸다는 평가가 있다. 장 회장은 개인회사인 에이치씨 등은 지난달 23~26일 고려아연 주식 6402주(0.03%)를 37억원에 매입했다. 이 같은 지분경쟁이 영풍으로 옮겨 붙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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