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는 올드하다?…"BTS도 부른 블루스, 언제나 트렌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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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5 18:24   수정 2022-09-26 00:39

블루스는 올드하다?…"BTS도 부른 블루스, 언제나 트렌디하죠"


“1960년대 영국 록 밴드 비틀스와 롤링스톤스의 인기처럼 지구 반대편에서 온 블루스 밴드가 미국 예술을 다시 발전시켰다.”(세계블루스대회에 참가한 미국 베테랑 블루스 드러머 데니스 코튼)

한국은 ‘블루스 불모지’다. 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도 없고, 제대로 된 블루스를 들어본 이도 드물다. 기성세대에게는 밤무대의 ‘블루스 타임’ 같은 이미지가 크다. 척박한 토양의 한국 블루스에 ‘90년대생’ 리치맨(차이삭·30)이 등장했다. 그가 4년 전 결성한 3인조 트리오 밴드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는 올해 5월 한국 밴드로는 최초로 제37회 세계블루스대회(IBC)에 참가해 톱5에 들었다. 애절함 일변도의 블루스에서 벗어나 경쾌한 리듬을 강조했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리치맨과 베이스 백진희(37), 드럼 이의호(31)를 지난 22일 서울 청파동 코리아블루스씨어터에서 만났다.

서구 대중음악의 뿌리로 평가받는 블루스는 19세기 중엽 미국 남부 목화농장에서 일하던 흑인들이 창시했다. 우울한 음악이라는 뜻에서 블루스로 불렸다는 설이 있다. 한국 블루스의 계보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정애의 ‘대전 블루스’(1956), 백일희의 ‘애수의 블루스’(1957) 등 애절하고 느릿한 일본식 4박자 춤곡이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 정통 블루스를 소개한 이는 신중현이다. 그가 작곡한 ‘봄비’(1969)는 당시 미군부대 흑인 병사들도 “고향의 음악 같다”고 눈물을 지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이후 1980년대 ‘신촌 블루스’가 대중에게 블루스 장르를 각인시켰다.

록과 발라드, 댄스 음악에 밀리던 블루스 음악계에 ‘리치맨 트리오’가 2018년 얼굴을 내밀었다. 1992년생 리치맨은 ‘블루스를 좋아하는 특이한 애’였다. 초등학교 6학년 취미로 기타를 배우다 블루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에릭 클랩턴과 BB킹, 블라인드 윌리 존슨의 음악을 듣고 ‘나는 블루스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라이브 가수 세션으로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기회가 찾아온 것은 최항석 한국블루스소사이어티 대표의 눈에 띄면서다. 최 대표의 도움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고 단숨에 젊은 층 마니아 팬들을 사로잡았다. 3인조 밴드의 희소성과 신나는 가사가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그들은 세계 무대로 눈을 돌렸다. 2019년 미국 블루스의 본고장 멤피스에서 열리는 IBC에 출전했다. IBC는 미국 각 주와 글로벌 대표 밴드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 블루스 페스티벌이다. ‘블루스계의 올림픽’으로 뮤지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기세 좋게 미국 땅을 밟았지만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세계 무대의 벽은 높았다. “한국에서 슬로 블루스라고 하면 단순히 느린 음악이라고 여기는데, 본고장의 블루스는 매우 타이트했다. 아무도 정확한 박자를 신경 쓰지 않았다. 관객과 호흡하면서 분위기에 맞춰 느려지고 빨라졌다. 큰 충격이었다.”

리치맨은 3년간 절치부심했다.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고 밴드 이름도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로 바꿨다. 리치맨은 “3년 전에는 한국적인 냄새를 내려다 실패했다”며 “정통 블루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블루스의 본질을 노리겠다는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5월 참가한 IBC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앞서 치른 두 번의 예선에서는 ‘동양에서 죽여주는 블루스 밴드가 왔다’는 입소문까지 났다. 공연 전부터 관객들이 떼창을 하기 위해 가사를 연습하기도 했다. 현지 뮤지션들은 “환상적이란 말로도 부족하다”고 호평했다. 1960년대 영국 록 음악의 미국 진출을 뜻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까지 언급하며 ‘K블루스’의 저력을 알렸다고 소개했다.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의 목표는 블루스의 대중화다. 대중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방탄소년단(BTS)의 길을 고스란히 밟아보는 것도 포함된다. BTS는 2016년 미국 블루스 가수 켐 모의 노래 ‘앰 아이 롱’을 리메이크했다. 리치맨은 똑같은 노래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다시 만들어 볼 계획이다. 그는 “블루스는 옛날 음악이 아니라 언제든지 트렌디하게 다가설 수 있는 음악”이라며 “세계에서도 통할 K블루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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