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삽 언제쯤"…용산·서울숲 '금싸라기 땅부자' 부영의 고민

입력 2022-09-27 17:55   수정 2022-10-06 16:07

서울 시내에 다수의 ‘금싸라기 땅’을 보유한 부영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분양 예정이던 용산구 한강로3가 ‘아세아아파트’ 신축 사업장(사진)은 토지 보상 문제로 공터로 남아 있다. 한남동 한남근린공원 부지와 성동구 성수동1가 서울숲 부지 개발사업은 서울시와의 의견 차로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이 2014년 국방부로부터 사들인 아세아아파트 부지는 이르면 올초 착공과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연내 착공을 위한 인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강로3가 65의 584 일대 옛 미군기지 부지를 개발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2층, 13개 동, 969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용산구 내에서도 알짜 부지로 꼽히는 데다 전체 공급 물량 969가구 중 공공기여분(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150가구를 제외한 819가구가 일반물량이어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아세아아파트의 3.3㎡당 분양가를 5000만원 정도로 가정하면 2조원이 넘는 분양 매출이 예상되는 알짜 사업이다.

부영은 2014년 땅을 사들인 뒤 지난해 2월 사업 계획 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부지에서 작년 7월 기와 가마 등 유물이 나오면서 사업이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용산구는 이 유물을 인근 주상복합 내 구청 소유지에 옮기는 방안을 내놨지만, 주상복합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용산구 관계자는 “유물을 이전할 최종 후보지가 결정되면 문화재청과 마지막으로 이전 여부만 협의하면 되는 만큼 개발사업에 큰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민과의 토지 보상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부영은 이견 끝에 매도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영그룹이 자금 여력이 좋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돼도 크게 아쉬울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남근린공원도 부영그룹이 소유한 대표적인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애초 부지 맞은편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같은 초고급 아파트로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시가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7년까지 한남근린공원 부지에 대한 보상금을 분할 지급해 공원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영그룹이 2009년 지상 48층 규모의 고급 호텔을 짓기 위해 3700억원을 들여 서울시로부터 사들인 성수동1가 서울숲 부지도 매입한 지 10년이 넘도록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다만 최근 난관으로 지목돼 온 부지 맞은편 서울숲 공원 주차장 부지 매각 문제가 해결돼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가 시유지인 서울숲 공원 주차장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부영그룹 호텔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은 막판 돌발 변수다. 부영은 2012년 27층짜리 호텔을 짓기 위해 중구 소공동에도 부지를 매입해놓은 상태다.

하헌형/심은지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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