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 AI연구소는 '인재영입 전진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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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9 18:03   수정 2022-09-30 02:06

미국, 캐나다, 러시아, 영국. 삼성·LG·SK·현대자동차 등 국내 4대 그룹이 핵심 인공지능(AI) 연구 기지를 운영 중이거나 구축할 예정인 나라들이다. 이들 기업이 해외에 AI연구소를 두는 것은 연구를 잘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현지 대학 및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탄탄히 해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목적이 오히려 더 크다.

2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로봇 AI연구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4억2400만달러(약 6072억원)가 들어가는 대형 사업이다. 앞으로 이 연구소에서 로봇 AI 분야 신기술과 관련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LG의 AI 헤드쿼터 격인 LG AI연구원은 지난 3월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LG AI 리서치센터를 신설했다. 이를 LG의 글로벌 AI 연구 거점으로 키우고 대학·연구기관과 협력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외국 기반 AI 연구센터 여섯 곳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월 미국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 등이다. 지난 6월엔 몬트리올에 둔 AI연구소를 기존 규모 대비 두 배로 확장 이전했다. SK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우스랩스라는 AI 연구개발(R&D) 전문 기업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외 AI 연구소를 인재 영입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외국 주요 국가들은 AI 인력 풀의 단위부터 다르다’는 게 주요 관계자의 설명이다. 2017년 세계 최초로 AI 국가 전략을 시작한 캐나다가 대표적이다. 인구가 국내 75%에 불과하지만 AI 인재 배출 속도는 훨씬 빠르다.

국가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 지출 중 60% 이상이 AI와 관련 있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토론토대를 비롯해 토론토시 일대에서 나오는 박사급 AI 연구자 수만 해도 연간 600명가량이다. 토론토에서 약 100㎞ 떨어진 워털루대, 540㎞ 밖에 있는 몬트리올대 등도 글로벌 AI 인재 양성소로 유명하다. 국내 AI 대학원 여덟 곳에서 매년 배출되는 졸업생 수가 100명이 채 되지 않는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AI연구소를 세우지 않더라도 산학 협력이나 인재 영입의 무대는 이미 글로벌화된 상태다. 지난 23일엔 국내 주요 IT 업체들과 캐나다 대학·연구기관의 AI 협력 발표가 줄줄이 나왔다.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토론토대와 협력을 벌인다. KT는 벡터연구소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I 기술 공동 연구를 벌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국가가 AI 인재 양성에 한발 앞서 나가면서 인력과 투자가 몰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국내 AI 박사 취득자도 처우 등을 이유로 20%가량은 해외로 나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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