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된 게임음악, 스크린엔 게임 영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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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0-02 18:11   수정 2022-10-03 00:17


세계 어디에서나 오케스트라들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산다. ‘전석 매진’에도 불구하고 젊은 관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젊은 관객이 없다는 것은 오케스트라의 미래가 어둡다는 걸 의미한다. 이 때문에 젊은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찾는 건 모든 오케스트라의 숙제가 됐다.

앤디 브릭(57·사진)은 그 해법을 게임음악에서 찾은 작곡가이자 지휘자다. 그런 그가 오는 8일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게임음악 콘서트 ‘GAME ON!’의 지휘자로 내한한다. 브릭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젊은 관객이 없으면 오케스트라의 미래도 없다”며 “게임음악은 이들을 공연장으로 불러들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브릭이 기획한 ‘GAME ON!’은 2020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초연할 때 모든 좌석이 ‘완판(완전 판매)’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브릭은 ‘게임음악의 명장’으로 꼽힌다. 시뮬레이션 게임 ‘심시티’를 비롯해 닌텐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RPG(롤플레잉게임) ‘파이널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음악을 작곡하고 녹음에 참여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액션 게임 ‘어쌔신 크리드’에 삽입된 음악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그는 가상공간에만 머물던 게임음악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옮긴 인물이기도 하다. 2003년 서양음악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콘서트홀에서 게임음악 콘서트를 열었다. 당시 체코국립심포니와 게임음악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했다. 이후 시애틀심포니, 노스캐롤라이나심포니, 밴쿠버심포니, 휴스턴심포니 등 전 세계 오케스트라와 함께 게임음악 콘서트를 이어갔다. 그 덕분에 게임음악은 영국 ‘BBC프롬스’ 등 정통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에서 연주될 정도로 클래식 주요 레퍼토리가 됐다.

브릭은 “20년 전만 해도 오케스트라에 게임음악 공연을 제안하면 연주자들이 회의적인 반응부터 보였다”며 “하지만 첫 공연부터 표가 매진된 데다 관객 반응도 갈수록 뜨거워지자 세계 곳곳에서 게임음악 연주회가 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 미시간대와 메네스음대 대학원 등에서 작곡을 전공한 뒤 영화음악에 뛰어든 브릭이 게임음악으로 눈을 돌린 것은 1990년대 후반이었다. 비디오게임 시장이 막 커지던 때다. 형식을 중시하는 클래식 음악에 비해 작곡할 때 창의성을 발휘할 공간이 넓은 데다 상대적으로 젊은 작곡가에게 기회가 많다는 점이 그를 게임음악가로 변신하게 했다. 브릭은 “차이콥스키, 드뷔시, 드보르자크 등 클래식 거장의 음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리그 오브 레전드’ ‘로스트 아크’ ‘PUBG’ ‘디아블로’ ‘어쌔신 크리드’ ‘문명’ ‘오버워치’ 등 국내 게임 유저들에게 인기 있는 음악 위주로 짰다. 마치 영화처럼 음악에 맞는 게임 영상이 무대 위 스크린에 나온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노이 오페라 합창단 등 100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무대를 꽉 채운다.

브릭은 “이번 연주회의 핵심은 음악과 영상의 조화”라며 “관객들이 사랑하는 게임 장면을 눈으로 보면서, 웅장하고 생동감 있는 연주를 귀로 듣다 보면 멋진 음악이 흐르는 블록버스터 미술 전시회에 온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일반적인 게임음악이나 영화음악 연주회에서 사용하는 ‘클릭 트랙’(영상과 음향의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전자적으로 표시해 놓은 트랙)을 쓰지 않는다. 대신 현장에서 관객들이 보는 영상과 똑같은 영상을 보면서 지휘할 계획이다. 브릭은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고 오케스트라와 살아 있는 호흡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게임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뭘까. “일단 스토리가 있다는 점에선 영화음악과 비슷하죠.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몇 번 듣고 마는) 영화음악과 달리 게임음악은 유저들이 게임을 하면서 오랜 시간 꾸준히 듣게 됩니다. 마음속 깊이 음악이 스며든다는 얘기죠. 20여 년 전 배경음악에 불과했던 게임음악은 이제 종합예술로 정체성을 갖춰 나가고 있고, 앞으로 더욱 성숙할 겁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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