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방향 제시하고…기업 위해 환율·금리 길잡이 기사 다뤄야"

입력 2022-10-03 17:49   수정 2022-10-04 00:05


한국경제신문 독자위원회 4차 회의가 지난달 30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지난 7~9월 한경이 보도한 경제위기 상황 진단 기사와 한경의 차별화한 투자 정보 플랫폼 등을 놓고 토론했다. 박병원 한경 독자위원회 위원장(안민정책포럼 이사장) 주재로 권영탁(핀크 대표)·김도영(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박종민(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오세천(LG전자 전무)·임성은(숙명여대 영문학과 학생)·정영진(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정용수(삼쩜삼 CPO·김범섭 대표 대신 참석) 위원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심층기사가 한경의 강점
위원들은 한경의 강점이 경제 분야 심층기사를 쓰는 데 있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김도영 위원은 8월 29일자에 보도한 ‘미국 잭슨홀 회의’ 관련 기사를 이런 강점이 잘 나타난 사례로 꼽았다. 김 위원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생각과 실제 행동, 또 이에 대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반응과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굉장히 자세하게 보도했다”며 “일반 독자뿐 아니라 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경 글로벌마켓 QR코드를 함께 게재해 실시간 방송까지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정용수 위원은 “세금은 어려운 부분이 많아 구체적이고 심층적으로 다루는 게 중요하다”며 소득세율과 과세표준이 15년째 고정돼 세금이 간접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내용을 지적한 기사를 잘 쓴 사례로 거론했다. 이 내용은 정부의 올해 세제개편안에 반영됐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은 “세금 관련 기사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만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과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잘 구분해 전달하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제위기를 진단하면서 세계적 석학인 모리스 옵스펠트 UC버클리 교수와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을 비중 있게 다룬 것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정영진 위원은 “신문 지면의 한계로 분량을 할애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경우 며칠 시차를 두고 유료 독자에게 한정해 정제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론스타 사태 관련 보도와 관련해선 김 위원이 “외국 자본에 대한 반감을 전제로 기사를 쓴 느낌”이라며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하지만 판결대로 2800억원가량을 내고 이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나을 수 있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한경이 제시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화한 투자정보 많다
한경 마켓PRO와 글로벌마켓 등을 활용해 전하는 차별화한 투자정보도 위원들은 호평했다. 권영탁 위원은 마켓PRO에 대해 “코리아마켓의 컨센서스, 애널리스트 정확도 스코어링 서비스, 고수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등은 일반 투자자에게 대단히 좋은 콘텐츠”라며 “포털에는 노출하지 않는 한경닷컴 온리(only) 콘텐츠로 게재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좋은 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독자들에게 홍보하는 전략은 조금 부족해 보인다”며 더 적극적으로 안내해달라고 주문했다.

임 위원도 한경 마켓PRO에 대해 “언론사가 20~30대 젊은 층에 다가갈 수 있는 서비스”라고 평가했다. 소액이라도 투자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 것에 비해 투자를 배울 수 있는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에서 마켓PRO가 돌파구 역할을 한다는 게 임 위원의 평가다. 임 위원은 “마켓PRO 콘텐츠는 깊이가 있어 입문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공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다”며 “젊은이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농산물 가격정보 예측 서비스인 팜에어·한경을 활용한 농산물 가격 관련 기사가 한경의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농산물 가격 예측정보는 농민뿐 아니라 국민의 실생활과 연관이 깊고, 수많은 음식업자에게 중요한 정보”라며 “다른 어떤 언론도 이 정도로 이슈를 다루는 데가 없는 만큼 좀 더 발전시키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품목별로 새롭게 재배돼 상품이 나오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파종 면적을 쉽게 바꿀 수 있는 건지 등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사와 광고 구분 모호해져
위원들은 언론 환경과 한경 기사에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박종민 위원은 “광고와 기사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언론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에는 광고라는 점을 오히려 강조하는 흐름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언론 환경에서 한경은 어떤 미래 전략을 취할 것인지 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또 1면 기사 선정을 좀 더 일관성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경제 분야 기사와 정치·사회 분야 기사가 혼재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매주 금요일 연재되고 있는 ‘웨이브’ 지면에 대해 “너무 사치스러운 고급품과 고급시설을 광고해주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호화 별장을 다룬 9월 16일자 기사에는 “독자들이 갈 수도 없는 선진국의 호화별장을 열심히 소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복순도가와 울산시립미술관을 함께 찾은 8월 19일자는 “기사 가치의 밸런스를 고려할 때 울산시립미술관의 비중을 더 키웠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은 “기사 전반에서 팩트와 의견이 혼재한 부분이 보인다”며 “팩트를 확인할 때도 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기에 맞는 기사를 더 많이 써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오세천 위원은 “10월은 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잡는 시기인데 금리, 환율,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지속될지 불확실해 계획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내용을 다뤄주면 기업들이 관심 있게 읽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은 “이와 관련해 국내 학자뿐 아니라 글로벌 경영 전문가들의 인식도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규제개혁 기사 더 다뤄달라
위원들은 한경이 규제개혁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더 많이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박 위원장은 “재정과 금융정책의 여력이 없는 지금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규제개혁밖에 없다”며 “적당한 시기에 한경이 규제개혁을 평가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규제개혁 방안과 관련해서는 “경제단체에 애로사항을 내라는 식의 접근은 굵직한 규제를 풀기 어려운 방식”이라며 “정부가 앞장서서 경제에 가장 해로운 규제인 가격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억제, 카드사 수수료 규제, 대학등록금 동결, 쌀 수매를 통한 가격 지지 정책 등을 과감히 해소해야 한다는 게 박 위원장의 생각이다.

박 위원도 “저녁 10시 넘으면 택시가 안 잡히는 것도 쏘카 등 규제의 결과”라며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최근 2심 무죄를 받았는데 이런 분들의 사연을 깊이 있게 다루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자본시장에도 규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 한경 1기 독자위원

●위원장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

●위원
권영탁 핀크 대표
김도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박종민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오세천 LG전자 전무
임성은 숙명여대 학생
임형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정영진 인하대 로스쿨 원장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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