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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기후악당’ 국가, 한국의 탈탄소화 전환이 시급한 이유[딜로이트 컨설팅]

입력 2022-10-05 16:14  

이 기사는 10월 05일 16: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은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이란, 독일,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탄소 배출량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는 탄소 고배출 국가이자, 국제 기후변화 대응기구인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이 지목한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Climate Villain)' 중 하나다. 또 한국은 기후변화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상 만년 최하위 열등생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대응지수는 전 세계 주요 온실가스 배출 60개국 및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소비, 기후정책 등 4가지 부문에서 각각 평가한 뒤 점수를 합산해 도출하는 지수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믹스 구조 등 근본 원인을 획기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는 이상 한국의 최하위권 탈출은 요원하다. 조금 더 냉정히 말하면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상황에서 한국이 에너지 믹스 개편 및 탈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탄소중립 달성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관점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매년 2000만? 이상의 온실가스를 절감해야 한다. 이는 국내 철강산업 배출량의 5분의 1, 국내 석유화학산업 전체의 연 배출량의 절반규모다. 온실가스 감축 관점에서도 우리나라는 타 국가 대비 석탄 및 가스 화력발전의 의존도가 높아 순차적인 축소가 불가피하며, 신재생 자원의 낮은 품질, 부지 확보의 물리적 한계로 신재생 발전 및 에너지 믹스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중 철강, 석유화학, 정유 등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6%로, 글로벌 평균 대비 2배 가까이 높다.

딜로이트 액세스 이코노믹스(Deloitte Access Economics)의 연구에 따르면, 본격적인 탄소중립이 추진될 경우 2040년까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여건이 불리하고 철강, 석유화학, 제조업, 유통업 등의 탈탄소화가 어려울뿐더러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의 비중이 높아 경제적, 사회적 조정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은 기업 활동의 비용 증가, 소비자에 대한 판매가격 전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로 인한 부담을 분담하는 구조에 대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도 필수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혁신을 통한 탄소중립 전환 비용 하락은 지상과제다.

그럼에도 성장의 제약이 아니라 성장전략으로서 속도감 있는 탄소중립을 추진할 경우,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 기업 경쟁력 개선 등을 통한 경제성장 효과는 막강하다. 2070년까지 2300조 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딜로이트는 한국이 적극적인 탈탄소화 전환을 추진할 경우 탄소중립에 무대응하는 시나리오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5%, 고용성장률은 3.5%의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탈탄소를 추진하면 수소를 일부만 활용하는 것보다 9년 정도 더 빠른 2048년에 탄소중립에 도달할 수 있으며, 두 시나리오 간 GDP 성장률 격차는 연간 0.1%p~0.3%p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GDP 금액 기준으로 연간 약 90조원에 해당한다. 특히 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중공업의 경우 83조원, 민간은 50조원, 수소 분야 47조원, 공공 분야 31조원, 교통 분야 29조원 등 확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공공, 건설 및 엔지니어링, 물류 및 제조업 등 상위 5개 분야에서는 약 128만 명의 고용 증가도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중립 산업구조로의 전환은 에너지 공급 및 소비 구조의 혁신이자 산업구조, 운송체계 등 경제 전반에 걸친 거대한 변혁 과정인 만큼 무척이나 도전적인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탈탄소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해주는 조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첫 번째로 꼽는 전략적 기본축이 연방정부의 리더십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모든 부문에서 청정기술 보급을 지원하는 투자와 인센티브, 시장 변혁을 촉진하는 파트너십, 기후 리스크 공개 강화, 법에 근거한 신규 및 기존 규정의 공포 및 집행 등이 미 연방정부가 초점을 맞추는 영역이다. 또한 선진국들은 탈탄소화와 에너지 전환을 국가 재도약 기회로 인식하고 대규모 수요-공급 프로젝트 개발협력과 역내 인접 국가간 신재생 및 수소 생태계를 공동 조성하는데 집중하는 한편, C-테크 기술선도를 위한 적극적 지원 및 투자와 역내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및 탄소국경세 등 탄소기반 장벽 구축 등 글로벌 탈탄소화 규제 및 프레임워크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도 분명히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행동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세계를 선도하고 또 한 번의 거대한 경제적 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 지금 과감한 행동에 나서면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창출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한국 산업발전의 핵심인 풍부한 제조업 역량과 경험을 십분 활용해 전 세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저탄소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 탄소중립으로의 구조 전환은 많은 비용이 수반되지만, 전환에 성공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득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막대하다. 탈탄소화와 수소경제 전환의 선제적 추진은 '대응을 위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국가 재도약의 기회를 향유하기 위한 투자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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