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로 대못을 박겠다는 패기 있는 후배가 찾아왔다. 스피드에 맷집까지 겸비해 단단한 재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어비빔밥을 먹는데도 어깨가 처져 있었다. 같은 업무가 반복돼 다른 일을 찾고 있다고 했다. 반복은 형벌이고 함정이다. 나태가 찾아와 고인물이 된다. 경험이 제한되고 시야도 좁아질 것이다. 그의 속마음을 알 만했다. 그러나 지금 청년들의 취업 환경은 말이 아니다. 배송, 요식, 관광 등의 비즈니스는 스마트폰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웹과 앱이 매장이고 점원이다. 햄버거도 키오스크가 주문을 받는다. 단순한 일은 인공지능이 하고 사람은 창의적인 일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물건과 음식을 나르는 것은 사람들이다.안정된 삶이 보장되는 대기업 사원증은 선망의 대상이다. 그러나 경력직을 선호하는 데다 자리가 언제 비는지 알려주는 공식 루트는 없다. 우후죽순 늘어난 플랫폼 기업이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빨리 타오르면 빨리 식는다.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상당수가 대열에서 탈락할 것이다. 나만의 영역을 개척한다며 스타트업 대열에 뛰어들지만 성공은 하늘의 별 따기다. 행복의 영속성을 위해 로컬 크리에이터를 꿈꾸지만 자리를 잡는 데도 감당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생을 구불구불 ‘기차길’이라고 말하지 말라. 빈구석이 있어야 사람이 드나드니 ‘구멍 뚫린 도넛’이라고 해라. ‘엘리베이터’라고 해도 좋다. 오르막 내리막이라고 대답하면 실망이다. 위층에서 누르면 내려오지 않으니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설명을 달면 산전수전을 겪은 자의 관점이 된다. 세 번째는 꼴, 세상과의 연결 능력이다. 일 속에 사람이 있다. 일과 인생을 넘나들며 순환시켜라. 여행 가서 아이와 찍은 사진을 스토리로 엮어 자연주의 아파트의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시킨 이는 사통팔달의 연결력을 지닌 자다.
후배의 목덜미에 땀이 흘러내렸다. 나이 든 선배의 욕심이 과했다. 하지만 그의 초심과 잠재력을 믿는다. 시작이 반이다. 그리고 인생은 길다. 처음의 생각을 발목에 묶고 한 발씩 걸어가면 문득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후배의 건투를 빈다.
김시래 성균관대 겸임교수·롯데자이언츠 마케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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