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뉴욕서 함께 공연한 두 청년…50대엔 한·에스토니아 명예영사로

입력 2022-10-05 18:17   수정 2022-10-06 09:34

1993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한국 청년과 에스토니아 청년은 음악에 흠뻑 빠져 있었다. 밴드를 만들어 클래식에 힙합과 재즈를 접목하는 형식적 파괴를 시도하던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는 당시 파슨스디자인스쿨에 다니던 한국인 아트디렉터와 함께 비디오 아트를 결합한 클래식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29년이 지난 뒤 이들은 나란히 서로의 나라에서 민간 외교관이 됐다. 지난 8월 임명된 크리스티안 예르비 주에스토니아 한국 명예영사와 작년 3월 임명된 장석재 주한 에스토니아 명예총영사 얘기다. 지난달 서울 삼성동의 한 공유사무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지난 세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혁신을 꿈꾸고 도전해온 결과”라며 “앞으로 두 나라의 기업과 문화 교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본업은 각각 지휘자와 연쇄 창업가다. 지금까지 60개가 넘는 앨범을 출시한 예르비는 클래식 힙합 재즈그룹 ‘앱솔루트 앙상블’로 그래미어워드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 네메 예르비와 형 파보 예르비 역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이름을 알렸다. 일본 게임 캐릭터 회사 코코네의 유럽 대표를 맡고 있는 장석재 명예총영사는 1998년 멀티미디어 기획사 피디아를 시작으로 일본 가상 주식거래 플랫폼 주빌리랩 등을 잇달아 창업했다.

20대를 뉴욕에서 함께 보낸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한국과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장 대표는 2017년부터 에스토니아 진출 기업을 지원하는 ‘K챌린지’의 고문을 맡고 있다. 예르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앞서 열린 ‘올림피즘 오브 파이브 링스’ 공연을 감독 지휘하기도 했다.

발트해 연안에 있는 에스토니아는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뒤 ‘디지털 국가’를 내세우며 성장한 나라다. 인구 130만여 명에 면적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인구당 스타트업 창업 수와 스타트업 투자 1위 국가다. 2010년 이후 35억유로(약 5조원) 규모의 벤처 투자금이 유입됐다. 2005년 스카이프를 시작으로 올해 인증솔루션 기업 베리프, 커스터머 솔루션 기업 글리아 등 지금까지 10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이 탄생했다.

장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만 너무 의존하고 있다”며 “에스토니아는 한국 기업이 유럽연합(EU) 시장에 진출하는 데 완벽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돼 있는 데다 인건비는 스웨덴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며 법인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람은 한국 스타트업과 기업들을 향해 넓은 해외 시장으로 나가라고 조언했다. 장 대표는 “20대엔 정답이 뭔지 모르고 모든 것을 실험했다”며 “실험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그 자신감으로 창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르비는 “밖에 안 나가면 실수를 안 하는데 그럼 아무것도 못 배운다”며 “내가 지금 50세인데 다음 30년은 디지털 실험을 현실로 구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허란 기자/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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