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북 제재에 번번이 재뿌리는 중·러…이게 그들의 본색이다

입력 2022-10-06 17:38   수정 2022-10-07 17:00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논의하기 위해 어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또 빈손으로 끝났다. 이번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재를 뿌렸다. 미국 등 대다수 이사국은 북한의 도발이 안보리 제재 위반이라며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으나 두 나라의 반대로 규탄 결의안조차 채택하지 못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이사국과 한·일 등 11개국이 북한 도발을 규탄하고 결의안 이행을 촉구하는 별도의 장외 공동성명을 내는 데 그쳤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도발이 한·미 훈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억지가 아닐 수 없다. 한·미 훈련이 북한의 미사일 폭주와 7차 핵실험 예고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위기 촉발 진원지는 놔둔 채 정당방위에 나선 국가를 탓하니 어이가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를 위해 올 들어 앞서 세 번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번번이 ‘냉정과 자제’를 외치며 북한을 두둔하기에 바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못 하게 하는 안보리 결의를 밥 먹듯 어기는 것도 두 나라가 뒤에서 받쳐주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북한은 한국과 일본, 주일 미군기지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둔 온갖 종류의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고, 핵탄두 소형화 완성도 눈앞에 두는 지경까지 왔다. 중국은 그러면서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선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하는 등 자위권조차 행사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웃 나라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시달리도록 방기해 놓고선 틈만 나면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원한 이웃’이라고 외치니 겉과 속이 다른 위선에 말문이 막힐 뿐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행태는 북·중·러를 결속시켜 미국에 대항하는 신냉전 구도를 만들려는 속셈이다. 한반도에 위기가 가중되는 것이 미국의 관심을 이쪽으로 돌려 대만과 대치하고 있는 중국과 우크라이나전을 치르는 러시아에 유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을 미국과의 대결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셈인데, 이게 두 나라 권력자들의 본질적 속성이다. 그러나 북한 핵과 미사일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두 나라는 ‘핵 시한폭탄’을 끼고 살아야 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어제 전투기 무력시위, 올 들어서만 24차례에 걸친 북한의 상습적인 미사일 도발과 중·러에 의한 안보리 무력화는 한·미·일 공조를 통한 억지력 강화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그런 점에서 미국 항공모함이 뱃머리를 돌려 재차 한·미 훈련을 실시하고, 한·미·일 연합 훈련도 한 것은 바람직하다. 어제 한·일 정상이 전화 통화를 하고 엄정한 대북대응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키로 한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압도적 대응’에 걸맞은 자체 국방 역량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무 탄도미사일이 목표와는 정반대로 날아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현무는 대북 미사일 방어망으로 구축하고 있는 3축 체계 중 도발 원점 타격의 핵심 무기다. 그나마 3축 체계도 완성에 수년이 더 걸리는 데다 구축한다고 해도 북한 핵·미사일 대응에 한계가 있는 만큼 총체적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 북한이 갈수록 위협 강도를 높이는 판에 사드 추가 배치보다 더한 것도 해야 정상이다. 국민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나. 북한이 미사일을 쏴도 정치권은 정쟁에만 몰두하는 등 우리 사회에 안보 불감증이 만연한 것은 아닌지도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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