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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핵 위협에 "역사에서 못 배웠나"…伊 '反이민'도 비판

입력 2022-10-09 21:56   수정 2022-11-08 00:01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핵전쟁 위협과 이탈리아의 이민자 추방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9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몰린 5만명의 인파 앞에서 핵무기 위협과 관련해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1905년 타계한 조반니 바티스타 스칼리브리니 주교의 시성식을 거행하는 와중에 나왔다. 스칼리브리니 주교는 미국과 남미에서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수도회를 설립한 인물로 '이민자들의 아버지'로 불린다.

교황은 쿠바 미사일 위기 등 미·소 갈등이 격렬했던 1962~1965년 열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를 회고하며 “당시 세계를 위협했던 핵전쟁의 위험성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역사로부터 배우지 않는가”라며 “당시에도 갈등과 긴장이 컸지만 평화의 길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탈리아의 이민자 통제 정책에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이민자를 배제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이민자 배제는 범죄이며 우리 앞에서 그들을 죽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공동 묘지인 지중해를 갖게 됐다”며 “이민을 시도하다가 지중해에서 익사한 수천명의 사람들”에 대해 언급했다. 이 발언은 당초 준비돼 있던 대본을 벗어난 내용이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약 2만5000명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오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려다가 익사하거나 실종됐다. 이민 행렬의 주 행선지 중 하나인 이탈리아에선 지난달 25일 조기 총선에서 우파 연합이 승리하면서 극우 정치인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 대표가 이달 중 총리 임명을 앞둔 상태다. 멜로니 대표는 이민을 단속하고 국경 지역 검문을 강화하는 이민 통제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불법 이민에 대해서 신속한 본국 송환을 단행하고 망명 규정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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