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노동당 창건 77주년인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최근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북한은 특히 김정은이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 등을 직접 지도했다고 밝히면서 지난달 25일 이후 일곱 차례 발사한 각종 탄도미사일에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훈련엔 저수지에서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는 장면도 포함됐다. 북한이 체제 결속을 다지면서 핵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은 훈련을 지도하며 “우리의 핵 전투무력은 전쟁 억제력의 중대한 사명을 지닌데 맞게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하에서도 신속 정확한 작전 반응능력과 대응태세를 견지하고 있다”며 “적들에게 우리의 핵 대응태세, 핵 공격 능력을 알리는 분명한 경고”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또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핵전투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훈련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의 동해 전개에 따른 맞대응 차원이라는 점도 밝혔다. 통신은 “10월 7일과 8일 해상 연합기동훈련을 벌려놓음으로써 공공연히 우리를 군사적으로 위협하며 지역의 긴장 수위를 더욱 고조시켰다”고 비난했다.
김정은의 활동이 북한 관영 매체에 공개된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31일 만이다. 이번 훈련에는 이례적으로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도 동행했다. 이설주는 지난 9일 새벽 초대형 방사포 발사 현장에 동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다양한 핵 투발수단의 실전 운용태세를 점검한 것은 “전술핵 운용공간 확장’을 지시한 김정은의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한국의 요격체계를 피하려 열차에 이어 저수지를 새로운 발사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문가는 “당 창건일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훈련 장면을 부각시켜 충성심 고취와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결국엔 한·미의 압박을 빌미로 7차 핵실험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노동신문 2~8면에 걸쳐 김정은의 훈련 참관과 미사일 발사 장면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날 대통령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말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라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엄중한 안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제대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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