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국민연금, 물적분할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1조원 손실"

입력 2022-10-11 11:41   수정 2022-10-11 11:46


LG화학 등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종목에서 국민연금이 주가 하락에 1조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안효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을 상대로 물적분할에 대한 국민연금의 소극적 대응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한 의원은 “대주주 지배력 강화와 자금조달을 위해 물적분할이 악용되고 있다”며 “결국 국민연금의 장기적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연금 가입자이자 소액주주인 1400만 동학개미의 누적된 손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실 자체 계산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LG화학과 DB하이텍, 풍산, 한국조선해양, 후성, SK이노베이션 등 물적분할을 공시한 6개 종목에서 공시 후 30일간 9306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연금 보유 주식수는 지속적 변동을 감안해 최근 반기보고서(2022년 6월 30일)를 기준으로 했다.

2021년 5월 26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물적분할을 공시한 LG화학의 경우 30일 간 주가가 10.3% 하락하면서 국민연금 보유 지분가치가 4766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배터리 사업부문인 SK온을 물적분할을 통해 떼어낸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7월 1일 공시 후 30일 동안 12.6% 하락했다. 해당 기간 국민연금 손실액은 3067억원으로 계산됐다.


이밖에 한국조선해양(741억원)과 풍산(507억원), DB하이텍(418억원), 후성(262억원) 등에서도 물적분할 공시 후 주가 하락으로 국민연금 지분가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풍산과 DB하이텍은 이후 물적분할 공시를 철회했다.

한 의원은 “대기업의 물적분할 추진에 대해 방관하는 것은 장기투자라는 미명하에 국민연금기금 운용규정상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충실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2대 주주인 연기금이 인적분할을 주장하는 등 제 역할을 해 국민 노후자산 손실을 방지함은 물론, 연금 가입자인 1400만 소액주주들의 부당한 경제 손실을 막는데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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