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선 1위, 전기차 분야에선 3위를 달리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판매량에서도 어느새 글로벌 ‘톱3’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여 년간 5위권에 머물던 현대차그룹이 한 단계 도약에 성공하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있는 셈이다.
도요타는 작년 1~8월 4406대의 수소차를 판매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2561대로 41.9% 감소했다. 점유율도 39.3%에서 20.6%로 하락했다. SNE리서치는 도요타가 공급망 이슈와 자연재해 등으로 물량 공급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혼다는 작년 1~8월 178대에서 올해 같은 기간 209대로 17.4% 증가했다.
다만 작년 두 배 가까이 급성장한 수소차 시장은 올해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완성차기업의 전기차 중심 전략, 원자재 공급망 경색,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수소차의 출력과 가격 경쟁력을 보완할 글로벌 업체들의 새로운 전략이 기대된다”며 “현대차가 수소차 시장 선두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4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로 19만317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5위는 15만2327대를 판매한 스텔란티스, 6위는 11만3194대의 BMW가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혼다, 도요타가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를 합친 글로벌 판매량에서도 419만3439대로 일본 도요타(637만7017대), 독일 폭스바겐(507만1930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4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396만4226대), 5위 스텔란티스(381만5016대), 6위 제너럴모터스(374만846대), 7위 혼다(256만1008대), 8위 포드(242만975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글로벌 톱3 완성차 브랜드에 등극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소프트웨어’라는 신무기를 꺼내 들었다. 내년부터 모든 신차에 무선 업데이트 기능(OTA)을 적용하고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 보따리도 풀기로 했다.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SW 분야에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이 올해 1000만 대에서 2025년 2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