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허탕 치고 또 왔어요"…'6% 금리'에 80대까지 줄 섰다

입력 2022-10-21 16:54   수정 2022-10-21 17:11


2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다올저축은행 본점 앞. 오전 8시부터 40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전날 기준 최고 금리 연 6.2%의 정기예금 특판 소식에 방문했다가 영업시간 내 가입하지 못해 다음날 또다시 방문한 고객들이었다. 해당 고객들은 전날 금리 기준으로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 있었다. 해당 특판은 시행 당일 한도 소진으로 조기 종료됐다.

전날 300번대 번호를 받아 다시 들렸다는 60대 강모씨는 "오늘은 오전 7시에 도착해 대기 번호 12번을 받았다"며 "이율이 높은 이곳 상품으로 목돈을 넣어두기 위해 전날 다른 은행의 예금을 깼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전날 발급받은 수기 번호표를 잃어버렸다며 CCTV를 돌려서라도 특판 상품에 가입해야겠다"고 소리치는 고객도 있었다.

새로 오픈런 행렬이 이어진 곳도 있었다. OSB저축은행 서초 본점이었다. 최고 금리 연 6.0%로 당일 판매 대면 가입 정기예금 상품 중 가장 높은 이율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줄이 생겼다. OSB저축은행은 원활한 접수를 위해 일일 방문객 수를 100명으로 제한했다. 오전 10시 30분께 91번 번호표가 배부되면서 오전 중 예금 가입이 모두 마감됐다.

영업 시작 1시간 전부터 줄을 섰다는 50대 박모씨는 "휴대전화에 금리 비교 앱을 깔고 매일 예금금리를 확인하다가 이날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곳으로 왔다"며 "노후 자금을 모으기 위한 목돈을 넣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타 지점을 방문했다가 접수가 마감돼 본점으로 발길을 옮겼다는 80대 김모씨는 "금리가 오르고 있단 소식에 예적금을 새로 들어둘 것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앱으로 가입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워 직접 방문했다"며 "경기가 안 좋은 만큼 안전자산에 자금을 모두 넣고 있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현장에서는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자 "성남에서 오고 있는 친구가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며 "번호표를 대신 받아줄 순 없겠냐"고 발을 동동 구르는 고객도 찾아볼 수 있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 '연 6%'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 경쟁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선 결과다. 금리가 연 6%를 넘긴 정기예금 상품은 연일 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비대면 포함) 동양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상품은 1년 만기 기준 연 6.5% 금리를 제공한다. 이외 MS저축은행(연 6.45%), 키움·키움예스저축은행(연 6.3%), HB저축은행(연 6.3%), 스마트저축은행(연 6.2%), 인천저축은행(연 6.2%), 참저축은행(연 6.0%) 등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연 6%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는 연 5.29%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5.15%) 대비 0.14%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2.3%대에 그쳤단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10개월 만에 무려 3%포인트가량 뛴 것이다. 1년 전(1.61%) 대비로는 무려 2.83%포인트 차이다. 저축은행 평균 정기적금 금리(1년 만기)도 연 3.41%까지 오른 상태다.

저축은행의 수신금리 인상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이달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자 사상 첫 5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에서 최종금리(금리 인상 사이클의 정점)를 연 3.5% 수준으로 보는 데 대해 "다수의 금통위원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연내 연 7% 금리를 적용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계속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는 11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경우 연 7%대 예금 금리도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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