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드라이버' 對 '송곳 아이언'…'극과 극'의 맞대결은 무승부였다

입력 2022-10-21 17:51   수정 2022-10-22 00:48

‘작은 거인’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와 ‘디테일 루키’ 김주형(20·미국명 톰 킴)의 플레이는 극과 극이었다. 세계랭킹 2위의 매킬로이는 압도적인 드라이버 비거리로, 미국프로골프(PGA) 최연소 우승자인 김주형은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1라운드를 함께하며 서로를 압박했다.

매킬로이는 쉬운 홀에서 앞서 나갔고, 김주형은 어려운 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두 골퍼의 첫 번째 맞대결은 일단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350야드 펑펑…‘힘의 매킬로이’
김주형과 매킬로이는 20일(현지시간) PGA투어 더CJ컵(총상금 1050만달러) 1라운드에서 나란히 5언더파 66타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지랜드의 콩가리GC(파71)에서 열린 대회 첫날 매킬로이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김주형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쳤다. 공동 선두인 트레이 멀리낙스(30), 게리 우들런드(38·이상 미국)와는 1타 차다.

두 사람이 같은 조에서 라운드한 건 이날이 처음이지만, 오랜 친구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정반대였다. 매킬로이가 힘을 앞세웠다면, 김주형은 섬세함으로 승부했다.

대회 장소인 콩가리GC는 매킬로이에게 유리한 골프장이다. 전장이 PGA투어 평균(7300야드)보다 긴 7665야드에 이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71이다. ‘PGA 대표 장타자’인 매킬로이는 이날 드라이버를 평균 352.8야드 날렸다. 출전 선수 78명 중 1위였다. 그 덕분에 이 골프장에서 가장 긴 파5인 4번홀(645야드)에서 버디를 기록했다.

김주형의 장기는 정확도다. 이날 드라이버는 매킬로이보다 40야드 가까이 짧은 314.3야드에 그쳤지만, 페어웨이 안착률(85.71%)은 매킬로이(78.57%)를 앞섰다. 그린 적중률도 김주형(77.78%)이 매킬로이(72.22%)보다 높았다. 퍼팅으로 얻은 이득 타수 역시 1.41개로 나무랄데 없는 경기력을 펼쳤다. 드라이버 거리를 뺀 나머지는 김주형이 앞섰다는 얘기다.
김주형, ‘송곳 아이언’으로 승부
김주형의 정교함은 어려운 홀에서 진가를 보였다. 버디가 적게 나온 5번과 9번, 13번홀에서 버디를 낚았다. 반면 매킬로이는 쉬운 홀에서 잘했다. 매킬로이가 버디를 낚은 4번(파5), 12번(파5), 15번(파4)홀의 경우 버디가 전체 평균보다 많이 나왔다.

김주형은 이날 매킬로이에게 자신의 고민인 비거리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매킬로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주형이 스윙 스피드 훈련에 관해 물었다. 나는 ‘나이가 들수록 조금 더 힘이 세지면서 자연스럽게 (비거리가) 늘어날 것이다. 너는 지금 이대로도 좋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주형은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하는 매우 탄탄한 선수다. 매번 같은 스윙을 한다. 일관적이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한다”고 덧붙였다.

비거리를 늘리려다 지금의 좋은 스윙을 망치지 말라는 뜻이다. 골프업계에선 “매킬로이가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조언한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새로운 장타왕’으로 등극한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를 누르기 위해 스윙을 바꾸려다 슬럼프에 빠졌었다.

이날 두 사람과 같은 조에서 경기한 ‘오렌지 보이’ 리키 파울러(34·미국)는 부진했다. 보기 4개에 더블보기 1개를 더해 3오버파로 공동 67위에 머물렀다.

‘K브러더스’는 모두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임성재(24)와 김시우(27)는 4언더파 67타로 빅토르 호블란(25·노르웨이) 등과 공동 9위에 올랐다. 특히 임성재는 9번홀부터 12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기도 했다. 이경훈(31)은 3언더파 68타를 적어내 2017, 2019년 이 대회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과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지랜드=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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