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게 공간은 필요하다[이지스의 공간생각]

입력 2022-10-26 16:15  

이 기사는 10월 26일 16: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후기고령사회(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2055년에는 그 수치가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해 정부와 기업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 고령화 사회는 이미 가까운 미래가 됐다.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려면 인식의 전환이 먼저 필요하다. 건강 악화와 고독 등 노인을 문제해결의 관점으로만 보지 않고, 한 사람의 존재로서 이해하고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노년층도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나라도 노년층이 존중받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 특히 노년층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집처럼 편히 지낼 수 있는 공간, 즉 시니어타운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시니어타운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주거시설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은 2020년 0.24%에 불과했다. 같은 해 미국과 일본의 비중은 각각 4.8%, 2.1%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노인주택은 간병이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이 대부분이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미국에 통용되는 연속보호체계형 시니어타운(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 : CCRC)이라는 개념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건강한 사람뿐 아니라 아픈 사람까지 모두 아우르는 개념의 커뮤니티다. 건강하게 입주해 일정 수준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으며 건강을 지키고, 건강이 악화될 경우 타운 내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커뮤니티에는 노화의 정도에 따라 자립할 수 있는 주거 형태도 있고, 가사를 돕는 직원이 함께 하는 형태, 24시간 간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주거 형태 등도 선택할 수 있다. 통상 미국의 경우 대규모 토지 위에 CCRC를 조성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심 생활을 원하는 노년의 특성과 토지가 한정적인 현실을 고려할 때 도심 내 흩어진 형태로 CCRC를 도입할 수 있다.

또 미국에는 노년이 존중받는 공간으로 UBRC(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은퇴자가 자신이 졸업한 대학교의 인근으로 와서 후배들과 소통하며 기술과 지식을 전수할 수 있는 시니어타운이다. 우리나라의 대학 인근 부지 조건들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모방하기 어려울 순 있다. 하지만 노년과 청년의 사회적 고리를 만들고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변형한 형태로 도입하는 것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빨랐던 일본에서도 배울 사례가 많다. 일본은 도심 속 기숙사, 호텔, 오피스, 주차장 등 다양한 용도의 시설을 노인주택으로 전환하며 노인을 위한 공간을 늘리고 있다. 다양한 용도의 복합시설을 짓고, 이 안에 노인주택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소셜믹스, 제네레이션 믹스 효과도 얻는다. 심지어 교토에는 노인주택과 중학교, 보육원이 함께 있는 세대 교류형 복합시설도 있다.

노년의 안정이 곧 사회의 안정을 달성하는 일처럼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고령사회 대비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다양한 시스템을 갖춘 시니어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특히 금융이 시니어 시설 공급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능해야 한다. 일본은 2020년 상장 리츠의 시니어 주택에 대한 투자 금액이 729억 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에는 시니어하우징을 주 사업으로 하는 '웰타워' 리츠 하나의 몸집이 시가총액 280억 달러에 달하기도 한다. 이지스자산운용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의 중요한 한 축으로 시니어 시설 공급에 도전하고 있다. 향후 더 많은 기업과 협력하면서 노년이 존중받는 사회를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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