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5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던 삼성전자는 어느덧 ‘6만전자’ 고지를 넘보고 있다.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은 숱한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50만원 선을 돌파하며 탄탄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종목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업종 대장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업종이다. 다섯 종목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657조760억원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37.0%에 달한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BBB5는 시장 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반도체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반도체업체들이 감산을 발표할 때 주가가 일차적으로 반등하고, 재고가 축소될 때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며 “반도체 업황은 내년 상반기까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는 선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바이오주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내려간 가운데 경기방어주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위탁개발생산(CDMO) 관련주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차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은 지난 3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배터리가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가는 업종이라는 점이 돋보이는 이유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고 보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된다는 점도 대형주인 BBB5에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BBB5 종목을 모두 순매수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이 이름을 올렸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부사장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만 내려가도 10% 이상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시진핑 리스크’ 우려 속에 중국과 대만에서 빠져나오는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