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코로나 치료제 개발 실패 놓고 책임 따지는 국회

입력 2022-10-27 17:47   수정 2022-10-28 00:42

국정감사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제약·바이오업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실패를 놓고 제약·바이오 기업을 마치 범죄자 다루듯 했다는 불만에서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다가 실패한 일양약품의 김동연 대표는 지난 20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의원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GC녹십자는 한 여당 의원으로부터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든 세금을 토해내라는 핀잔을 들었다.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과 함께 주가 조작범이라는 누명까지 뒤집어썼다.

국회의 비판은 사실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때 신약 개발에 나선 일부 제약사는 “정부가 특정 회사에 환자를 몰아주느라 나머지 기업엔 환자 배정도 안 해준다”고 답답해했다. 일양약품도 그런 경우다. 임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차례 당국의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했다. ‘신약 개발 시늉만 냈다’는 일부의 비판에 펄쩍 뛰는 이유다.

GC녹십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 회사가 개발에 뛰어들었던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변이가 많은 바이러스엔 효과를 내기 어렵다. 하지만 GC녹십자는 정부와의 협의 끝에 개발을 시작했다. 게다가 개발 중단 후 남은 지원금 20억원은 모두 반납했다.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제약사를 비난하면 앞으로 누가 신약 개발에 나서겠냐”고 토로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신약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10% 정도다. 90%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후보물질을 발굴해도 최종 허가까지 10년 넘게 걸린다.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들어간다. 이 때문에 개발 도중에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포기하는 게 일반적이다. 세계 제약·바이오산업 중심지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 클러스터에선 ‘실패’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물론 팬데믹 기간 모든 제약·바이오 기업이 옳은 선택을 한 건 아니다. 일부는 주가 부양 목적으로 코로나19에 편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실패했다는 사실만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약사의 본분은 국민의 생명 건강에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를 내놓는 것이다. 이들의 도전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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