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소비로 버텼지만…"내년엔 2% 성장도 장담 못해"

입력 2022-10-27 18:20   수정 2022-11-04 20:26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성장 체력은 갈수록 약해질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3분기 성장에 기여한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는 꺾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도 세계 경제 둔화에 따라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내년 성장률은 2%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역성장 간신히 면해
올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피한 것은 민간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소비는 1.9% 늘어나면서 전 분기(2.9%)에 이어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가면서 ‘보복소비’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춤하던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분기 0.5% 증가에 그친 설비투자는 3분기에 5.0% 늘어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2분기(-3.1%)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은 3분기엔 1.0% 늘었다. 운송장비, 서비스 수출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하지만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줄어들어 수출 증가세는 크지 않았다. 수입은 원유, 기계, 장비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5.8%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대면 활동이 늘면서 서비스업 성장률이 0.1%였다. 농림·어업(5.5%)과 건설업(1.8%)은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1.0%)은 부진했다.

3분기 성장률(0.3%)에서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는 각각 0.9%포인트와 0.4%포인트 기여했다고 한은은 밝혔다.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8%포인트였다. 2분기(-1.0%포인트)보다 나빠졌다. 내수가 버티지 못했다면 3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소비·투자 위축 불 보듯”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2.6%) 달성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수출은 물론 3분기 성장의 지지대 역할을 한 소비와 투자가 경기 하강 여파로 모두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낮췄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소비는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둔화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최근 “실질구매력 둔화와 자산 가격 하락, 금리 상승 등으로 재화 소비가 부진하고 서비스 소비의 회복 흐름도 약화하면서 민간 소비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가계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3분기에 1.3%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마찬가지다. 올해 3분기 설비투자는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캠퍼스를 조성하면서 12조7000억원의 시설투자에 나서는 등 일시적 요인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내년 성장률이 2%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내년 성장률이 1.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내년을 기점으로 경기 불황 국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밑돌 것으로 본다”며 다음달 전망치 수정을 시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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