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교육을 전담하는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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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1-03 13:48   수정 2022-11-03 14:18

"앞으로 10년 뒤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여러분들이 지금 이 포럼장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듯이, 배움의 장소는 앞으로 더욱 넓어질 겁니다. 어디든 교실이 되는 거죠."

3일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학생처장·학생성공센터장)은 이 같은 말로 대담의 문을 열었다.

배 교수는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2' 둘째날 '교육 거버넌스 재설계' 세션의 좌장을 맡았다. 이현희 한국IBM 인사 총괄 전무, 마리오 리사넨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조기교육·기초교육 총괄책임자, 오헌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가 발표 및 대담에 참여했다.
"산학연계로 일자리 미스매칭 줄여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전 세계 7세 어린이의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가질 것이다."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것도 벌써 6년 전이다.

이제는 사무직 화이트칼라, 생산직 블루칼라가 아닌 '뉴칼라(new collar)'의 시대다. 뉴칼라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등장한 일자리로, 학교 졸업장보다 실무 능력이 중시된다.

이 전무는 "학교가 교육을 전담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학교가 독점하던 교육에 지방자치단체나 기업도 참여하면서 교육의 질을 높일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도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등 산업 현장에서는 인재를 찾아 헤매는데 전공자는 부족한 분야가 많다"며 "변화하는 요구사항에 맞는 역량과 기술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지 못한다면, 인재 부족 현상은 한 기업을 넘어 국가 및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무는 한국IBM과 세명컴퓨터고, 경기과학기술대가 2019년부터 운영 중인 '서울 뉴칼라스쿨'을 새로운 교육 모델로 제시했다. 이 학교는 AI소프트웨어 전문 인재를 길러내는 5년제 과정이다. 고등학교 3년, 전문대 2년 교육 과정을 통합·연계했다.

일반 학교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산업 현장과 밀접하게 호흡한다는 점이다. 한국IBM은 자체 교육과정을 수료한 직원들이 학생들과 1대1 멘토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국제코딩대회에서 한국IBM 멘토-서울 뉴칼라스쿨 학생 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1~4기까지 약 180명의 학생이 이 교육 과정을 밟고 있다.
핀란드 '행복한 학교' 만드는 비결은
'행복한 학생'을 만드는 핀란드 교육의 원칙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한국과 핀란드 학생들은 나란히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상위권을 지켜왔지만 행복도는 정반대다. 한국 학생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 항목에서 늘 바닥을 기는 반면, 핀란드는 평균을 웃돈다.

마리오 리사넨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조기교육·기초교육 총괄책임자는 "핀란드가 러시아 제국에서 독립한 지 올해로 105년이 됐는데, 여러 분야에서 최고 위상을 지키고 있다"며 "그 비결은 교육"이라고 말했다.

'한 명의 아이도 뒤처지지 않도록 한다(No child left behind)'는 게 핀란드 교육의 목표다. 리사넨은 "핀란드 교육의 핵심은 평등"이라며 "핀란드 헌법에 따라 모든 사람은 무상으로 자신의 능력과 요구에 맞는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리사넨은 "영유아를 돌보는 'ECEC(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프로그램부터 직업교육까지, 핀란드 교육의 모토는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이라며 "학습은 항상 더 높은 수준의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 단계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육과정은 중앙정부는 물론 지역 교사들과 함께 만든다.

예술교육을 강조하기도 했다. 리사넨은 "핀란드 학교는 예술, 공예 교육을 중시한다"며 "특히 학생들이 직접 예술 작품을 만들어보는 실습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리사넨은 공예교사 출신이다. 그는 "핀란드에서는 예술 작품을 만든 후 반드시 서로의 작품에 대해 논한다"며 "그 과정에서 창의성은 물론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담을 마무리하며 발표자들은 새로운 교육을 만든다고 해서 학교 교사의 역할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리사넨은 "핀란드에서는 모든 교사가 전문가라고 믿고, 실제로 그렇다"며 "사회가 교사들을 신뢰하고 교사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게 핀란드 교육의 비결"이라고 했다. 핀란드가 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꼽힌 비결도 이 같은 신뢰자본이라고 봤다.

배 교수는 "오늘날 여러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지만, 그렇다고 학교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결코 아니다"며 "교사, 학교와 지자체, 기업 등이 협력적 분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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