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지구식단’이란 식물성 식품 통합 브랜드를 선보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풀무원이 4개월 만에 이 부문에서 뚜렷한 실적 개선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주요 식품사들이 비건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도 눈에 띄는 실적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와중이어서 이목을 끈다. 식물성 식품 매출 급증
4일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 8월 18일 선보인 지구식단 브랜드의 매출은 9~10월 두 달간 전년 동기 대비 47% 불어났다. 론칭 이전의 식물성 식품 부문 매출과 비교한 결과다. 10월 한 달 매출은 상반기 식물성 식품군 월평균 매출의 두 배로 늘었다.풀무원은 지난해 초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 기업’을 선언했다. 이후 두부면, 비건라면, 두부텐더(사진) 등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올 5월에는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오픈했다.
지난달엔 식물성 식품 팝업스토어 지구식단플랜트바를 서울 성수동에 개점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비건 메뉴를 추가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구식단 브랜드를 출범시킨 이후에는 ‘나는 지구식단 합니다’라는 문구를 활용한 TV·유튜브 광고도 선보였다.
박종희 풀무원 지구식단 상무는 “풀무원이 지향하는 지속 가능 식품이란 육류 소비를 ‘별다른 노력 없이’ 줄이도록 하는 식품”이라며 “지구식단플랜트바에서 개발한 메뉴를 제품화해 고속도로 휴게소, 학교·기업 급식 등에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선도 기업 되겠다”
풀무원은 젊은이들이 친숙하게 느낄 만한 브랜드를 도입한 게 후기 밀레니얼세대(1989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상무는 “식물성 식품은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갖고 간헐적 채식을 하는 1990년대생들이 주 소비층으로 떠올라 지금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풀무원의 핵심 소비층을 기존 주부 이외의 다른 연령대로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채식 식품 시장은 2022년 26조원에서 2025년 34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과제로 떠오른 원료 확보 문제
동물복지 지구식단은 원료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 농가 중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복지 인증 기준을 충족해 육류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풀무원 관계자는 “닭고기는 원료를 수입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지만 국가별로 정책에 차이가 있어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풀무원은 식물성 식품 지구식단 브랜드를 우선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금은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불고기와 같이 미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K푸드에 식물성 육류를 적용할 계획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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