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떨게한 中 하이얼, 이유는 '스마트홈'

입력 2022-11-04 17:36   수정 2022-11-18 00:31


최근 삼성전자·LG전자 가전사업 경영진에게 “해외 기업 중 가장 두려운 경쟁사가 어디냐”고 물었다. 두 회사 경영진 모두 밀레, 월풀 등이 아니라 중국 하이얼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선진 시장 공략, 스마트홈 제품군 확대 등을 꼽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얼은 올 3분기 매출 628억9000만위안(약 12조2900억원), 영업이익 55억5000만위안(약 1조8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44.4% 늘었다. 해외 매출이 8.7% 증가했고 미국과 영국의 프리미엄 가전시장 매출이 30% 이상 급증했다. 삼성, LG의 3분기 가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하이얼은 그동안 M&A를 통해 선진국 가전 기업을 인수하고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폈다. 일본 산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뉴질랜드 피셔&파이클, 이탈리아 캔디 같은 프리미엄 가전 업체를 줄줄이 사들였다.


시장에선 하이얼의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국내 가전업체 사장은 “하이얼의 무서운 점은 인수한 기업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면서 노하우를 흡수한다는 것”이라며 “덩달아 하이얼의 브랜드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식 사명에 ‘스마트홈’을 붙일 정도로 사물인터넷(IoT) 기반 서비스에 주력하는 것도 하이얼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동남아시아 등지에선 IoT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업계에선 “IoT 제품만 놓고 보면 하이얼이 삼성, LG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부터 이어온 고객 중심 경영도 하이얼의 강점으로 꼽힌다. 하이얼이 중국 시장에서 고객의 마음을 얻은 건 감자·고구마 전용 세탁기의 공이 컸다. 농민들이 세탁기에 감자, 고구마를 넣어 세척하는 것에 착안해 하이얼은 1998년 농작물을 넣고 씻을 수 있는 ‘농민혁명세탁기’를 내놨다. 미국에선 대학생들이 좁은 기숙사 방에도 부담 없이 놓을 수 있는 ‘책상·냉장고 일체형’ 제품을 출시해 소형 가전 시장을 휩쓸었다.

지난해 퇴임한 장루이민 전 회장의 경영철학 ‘런단허이’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런단허이는 직원과 고객이 가까워야 한다는 의미다. 런단허이에 기반해 하이얼은 2005년 고객 맞춤형 주문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착공했다. 맞춤형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클라우드 플랫폼 ‘코스모플랫’을 개발해 협력사에도 제공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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