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수술하기로 한 것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늦춰 과도한 세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다. 현행 계획은 목표 현실화율(90%)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중저가 주택을 보유한 서민층이나 취약계층까지 ‘세금 폭탄’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11월 내놓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그대로 이행되면 시세 9억원 이상 아파트는 2028년에, 15억원 이상은 2026년에 현실화율 90%에 도달한다. 당초 계획대로면 해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2~3%포인트 높아져 땅값·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내려도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송경호 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를 뛰어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현실화율 목표치를 90%에서 8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되 집값 급락 등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현실화 계획 개편을 내년 이후로 유예하자고 제안했다. 또 현실화율 목표 도달 시기를 공동주택은 기존 2030년에서 2035년으로, 단독주택은 2035년에서 2040년으로 5년씩 늦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경우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연평균 상승률은 현재 2.31%에서 0.65%로 대폭 낮아진다.
국토부는 지난 6월 연구원에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원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1년 동결 제안은 이달 발표될 최종 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과 함께 경제 위기나 부동산 가격 급등 같은 충격이 있을 때 현실화 계획의 적용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도 도입할 예정이다.
하헌형/이혜인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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