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홀려라"…신동빈의 'K푸드 빅픽처'

입력 2022-11-06 17:44   수정 2022-11-14 16:26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8월 특별사면 직후 첫 출장지로 인도네시아를 택했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이 39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입해 조성하고 있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현장을 둘러보러 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숨겨진 시찰 지역이 있었다.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롯데마트 간다리아점이다.

신 회장은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와 함께 이곳을 찾아 식료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점포 리뉴얼 계획을 보고받았다. 신 회장은 베트남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주요 공략 지역으로 지목했다. 이후 두 달여 만에 롯데마트의 인도네시아 유통시장 공략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K푸드 무기 삼아 인니 공략”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법인에 푸드이노베이션랩(FIL)을 출범시켰다고 6일 발표했다. FIL은 한국의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를 본떠 설립한 조직으로 가정간편식(HMR)과 델리(즉석조리)를 전문으로 개발한다. FIC는 ‘반값 탕수육’과 ‘한통 가득 치킨’ 등 최근 큰 인기를 끈 상품을 개발한 롯데마트의 핵심 조직이다.

롯데마트는 FIL 출범을 시작으로 K푸드를 무기 삼아 인도네시아 유통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호텔 출신 셰프 6명 등으로 구성된 FIL은 한식 등 다양한 상품의 조리법을 고안하고, 이를 제품화할 최적의 현지 협력사를 선정해 인도네시아 롯데마트만의 HMR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송양현 롯데마트 인니도매사업부문 법인장은 “FIL에서 개발한 우수한 상품들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한식=롯데마트’로 인정받고, 나아가 인도네시아 최고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동남아로 향하는 롯데
롯데가 인도네시아를 전략적 해외 진출지로 설정한 이유는 2030세대 사이에서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층의 입맛도 한국 소비자와 비슷해 한국 대형마트가 현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게 롯데의 판단이다.

롯데마트의 인도네시아 대표 점포인 간다리아점에서 지난 7월부터 K푸드 20종을 판매한 후 이 점포의 전체 HMR 카테고리 매출은 70% 이상 급증했다.

인도네시아에는 49개 롯데마트 점포가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 인도네시아법인의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80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었다.

롯데는 중국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본 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때 중국에서 100개가 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운영하던 롯데는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해 현재는 사실상 철수한 상황이다.

이 같은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롯데는 동남아 사업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에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대형 복합단지를 짓기로 했다. 하노이 신도시 상업지구인 떠이혹에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복합쇼핑몰인 롯데몰하노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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