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의 스카우트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조세다. 이 로펌은 지난 3월 백제흠 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를 대표변호사로 영입했다. 판사 출신인 백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18년간 근무하며 조세그룹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이다. 김앤장 시절 국내 최대 조세 소송인 하나은행의 1조7000억원 규모 과세적부심사 소송을 승소로 이끄는 등 연이어 굵직한 성과를 내며 ‘판례 제조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백 변호사와 함께 김앤장 조세그룹에서 활약해온 정영민 선임회계사도 비슷한 시기 세종에 합류했다. 감사원 출신인 정 회계사는 김앤장에서 19년 동안 400여건의 사건에 참여한 베테랑으로 조세 전심절차와 세무조사에서 특히 두각을 보였다.
세종은 인수합병(M&A) 분야에서도 경쟁 로펌의 실력자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법무법인 광장에서 M&A 자문을 담당해온 김현 변호사(37기)와 이상민 변호사(41기)를 새 식구로 맞았다. 최충인(율촌), 강병관(율촌), 설원주(김앤장) 등 M&A 시장에서 인정받는 외국변호사들이 합류한 데 이어 또 한 번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는 평가다. 세종은 올해 3분기 말 누적기준으로 40건, 총 9조6732억원 규모 거래를 자문하며 김앤장에 이어 M&A 법률자문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그룹에서 이세리 변호사(김앤장·33기)와 원동규 노무사(화우), 공정거래그룹에서 주현영(광장·32기)·성승현(화우·36기) 변호사, 정보통신기술(ICT) 그룹에서 안정호 변호사(김앤장·38기)를 영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전력을 보강했다.
로펌업계 관계자는 “스타급 인력은 소속 로펌에서도 적극적으로 붙잡아두려고 하기 때문에 기존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데려올 수 있다”며 “세종이 인재 확보를 위해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투입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진현일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장(32기)도 세종에서 변호사로 새 출발했다. 공안통인 진 변호사는 노동·산업재해 전문가로 지난 1월 검찰이 발간한 ‘중대재해처벌법 벌칙해설서’ 집필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 등에서 근무한 이정환 변호사(29기),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 출신인 박배희(39기)·정광병(40기) 변호사 등 금융분야 수사경험이 풍부한 검사 출신이 연이어 세종에 들어왔다.
세종은 서울고등법원 공정거래전담부 등에서 근무한 최한순 부장판사(27기), 서울중앙지방법원 기업전담부 재판장 출신인 한성수 부장판사(29기),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서영호 부장판사(35기) 등 판사들도 적극 영입했다. 고문단의 전력도 탄탄해졌다. 이석준 전 기획재정부 2차관, 이태희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 최규준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상무, 강지호 전 한국거래소 특별감리단장 등이 새로 합류했다.
로펌업계에선 세종의 이 같은 전략이 성장세에 기폭제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세종은 지난해 국내 5대 로펌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이 로펌의 지난해 매출은 2701억원(해외법인 포함)으로 2020년보다 19.4% 증가했다. 주력인 지식재산권과 M&A, 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오종한 세종 대표변호사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외부 인재들을 영입해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비교적 취약했던 분야를 보강했다”며 “고객들의 다양한 법률자문 요구에 더욱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 “앞으로는 새로운 법률자문 수요도 선제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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