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發 대폭락…암호화폐 시총 이틀새 280조원 증발

입력 2022-11-10 18:14   수정 2022-11-11 01:46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부실 재정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경쟁사 FTX 인수를 철회했다. FTX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19시간 만이다. 거래량 기준 세계 4위 거래소이던 FTX가 하루아침에 붕괴할 위험에 처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주요 코인 가격이 일제히 폭락하며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280조원(19.5%) 증발했다.

자산 인출을 중단한 FTX에 발이 묶인 투자자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FTX에 묶여 있는 자산은 6억9543만달러(약 9620억원)에 달한다. 이 중에는 국내 투자자 자금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낸스 “FTX, 도움 불가능한 지경”
바이낸스는 10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기업 실사 결과와 더불어 FTX가 이용자 자금을 잘못 처리해 미국 규제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등에 따라 FTX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우리가 통제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TX는 장부상 부채가 자산보다 60억달러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일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동성 경색이 발생한 FTX를 인수하기 위해 구속력 없는 투자의향서(LOI)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FTX와 그 모회사 격인 헤지펀드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실한 재무구조가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FTX에 예치한 자산을 무더기 인출하는 ‘코인런’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FTX와 알라메다 보유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FTX 자체 발행 토큰 FTT 가격은 나흘 새 24달러에서 2달러로 폭락했다.

바이낸스가 발을 빼면서 FTX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FTX와 알라메다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출금 요청에 대응하려면 최대 80억달러가 필요하며, 당장 40억달러를 조달하지 못하면 파산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다음주 중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라며 “잠재적 투자자로 (암호화폐 트론 창업자인) 저스틴 선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리먼 사태”
FTX가 파산에 이르면 투자자들은 묶인 자산을 돌려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FTX와 알라메다에 투자했거나 대출해준 기관들도 줄줄이 손실이 불가피하다. FTX 투자자 명단에는 블랙록, 세쿼이아캐피털, 소프트뱅크그룹, 캐나다교원연금 등 유수 기관이 즐비하다. 세쿼이아는 이날 FTX에 넣은 투자금 1억5000만달러를 이미 손실로 처리했다. 회수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에선 ‘암호화폐업계의 JP모간’이란 별칭까지 얻으며 스타로 떠올랐던 뱅크먼프리드가 한순간에 몰락하면서 시장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일이 암호화폐 시장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빈난새/박진우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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