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2조원어치나 팔린 미술품 경매…뭐가 불만이라는 걸까

입력 2022-11-15 11:29   수정 2022-11-15 12:11


단일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 낙찰액을 기록하며 '세기의 경매'가 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고(故) 폴 앨런의 컬렉션 경매를 두고 미술계 일각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대중이 미술작품을 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앨런의 생전 신념과 달리, 경매에서 초고가에 팔린 작품들은 부유한 개인 컬렉터에게 낙찰돼 한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술비평가 블레이크 고프닉이 쓴 칼럼 '폴 앨런과 그가 팔지 않은 예술작품(Paul G. Allen and the Art He Didn’t Sell)'을 게재했다.

그는 칼럼에서 "10년 전 가을, 앨런과 대화를 나눴을 때 그는 예술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계속해서 중요하게 강조했다"며 "그는 런던 테이트의 첫 방문이 '엄청나게 놀라웠고(mind-blowing)',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네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는 등 공공 미술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고 했다.



앨런은 특히 어린이들의 삶에 예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강조했다고 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박물관에 데려가 '여기에 있는 게 지루하고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은 건 알겠지만, 이건 엄청난 작품이야'라고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최근 열린 앨런 컬렉션 경매는 이런 그의 신념과 반대된다는 게 고프닉의 지적이다. 그는 "많은 걸작들이 앞으로 수십년간 억만장자들의 요트나 개인 소유의 섬에 숨어있게 될 것"이라며 "(경매 전) 수천 명의 뉴요커들이 앨런의 소장품을 감상하기 위해 크리스티에 길게 줄을 선 건 그들이 아마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기까지 반평생이 걸릴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앨런은 자신이 박물관과 갤러리 전시에 작품을 빌려주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며 "크리스티 경매는 앨런이 진짜로 중요하게 여겼던 것과 미술시장이 하는 일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앨런은 생전에 영국 런던내셔널갤러리, 미국 뉴욕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에 자신의 소장품을 빌려주기도 했다.

지난 9~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앨런 컬렉션 경매는 출품작 155점 모두 팔리며 흥행을 기록했다. 조르주 쇠라,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구스타프 클림트, 폴 고갱 등 세기를 넘나드는 거장들의 작품이 출품됐다. 총 낙찰액은 16억달러(약 2조1100억원)를 넘어섰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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