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文케어의 덫…건보 적자 메우려면 稅收 70% 써야할 판

입력 2022-11-16 18:04   수정 2022-11-17 02:07


올해와 지난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건강보험이 적자로 전환되는 것은 내년부터다.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적자 규모는 1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20조2400억원 규모인 건보 적립금으로 일단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건보 적자가 지속되면서 건보 적립금은 2028년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더욱이 건보 적자가 확대되는 속도는 앞으로 세수 등 정부 수입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적립금과 재정 투입만으로는 건보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건보료율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수 증가폭보다 큰 건보 적자폭

16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세 수입은 2060년 555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30년 421조원, 2040년 477조1000억원, 2050년 523조1000억원 등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도 세수 예상치 399조4000억원에 비하면 37년간 39.1% 많아진다.

건보 적자의 증가 속도는 이보다 훨씬 빠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감사원에 제출한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2030년 20조2000억원 적자에서 2040년 110조8000억원, 2050년 246조6000억원, 2060년 388조1000억원 등으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다. 2023년 1조4000억원 적자가 예상된 점을 고려하면 세수가 39% 더 걷히는 동안 건보 적자는 277.2배 증가하는 셈이다.

장기요양보험도 적자 규모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장기요양보험 추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보험료율이 유지될 경우 적자 규모는 2030년 3조8000억원, 2040년 23조2000억원, 2050년 47조6000억원, 2060년 63조4000억원 등으로 확대된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2060년 건보와 장기요양보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세수의 81%(건보 70%, 장기요양보험 11%)를 투입해야 하는 셈이 된다. 다만 이 같은 계산에는 건보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 국고 지원)과 건보와 장기요양보험 간 수지는 고려되지 않았다.
“건보료율 24% 이상 될 수도”
결국 막대한 건보 적자는 보험료율의 대폭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60년 388조원으로 전망된 건보 적자는 현재의 건보 수입과 지출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가정한 예측치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건보료율 상한은 8%다. 내년 적용되는 건보료율은 7.09%로 상한에 이미 근접한 상태다. 건보 적자 규모가 확대되면 우선적으로 건강보험법 개정 등을 통해 보험료 상한을 높이자는 요구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현재의 구조가 유지되면 건보료율을 24% 이상으로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화 더 심해져…지출 구조 개선해야
고령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도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의 고령(65세 이상)인구 비중은 지난해 15.7%에서 2060년 43.8%, 2070년 46.4% 등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인구는 은퇴 후 건보 혜택을 주로 받는 연령 계층이다.

반면 보험료를 내야 하는 생산연령인구는 지난해 72.1%에서 2070년 46.1%로 감소한다. 2070년 고령인구보다 생산연령인구가 적어지는 것이다.

감사원은 건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출 분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요양급여 지출관리제도의 경우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행위별 수가제의 정비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 이후 지급하고 있는 의료계에 대한 손실보상 규모도 적정액 여부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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