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5%로 집계됐다. 10월 초만 해도 연 3% 후반대이던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지난달 약 보름 만에 1.5%포인트 치솟으며 연 5%대 중반으로 뛰어올랐다. 직전 1년간 금리 상승폭(1.59%포인트)에 맞먹는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저축은행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예금 금리를 따라 올렸기 때문이다.유동성 불안이 고조되자 지난달 말 금융당국은 은행과 저축은행의 유동성 규제를 완화했다. 은행과 저축은행에 ‘지나친 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그 결과 금융권의 금리 과속 인상이 잠시 잦아드는 듯했지만 이달 들어 은행권 1년 예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면서 저축은행의 고민은 다시 깊어졌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과도한 금리 인상 경쟁은 ‘치킨 게임’이 될 우려가 있어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면서도 “수신액 변동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예금 금리를 올린다고 대출 금리까지 올리기 어렵다”며 “추가 인상 여력이 낮다”고 토로했다.
이자를 조금 덜 줘도 안전성이 강점인 시중은행을 선호하는 현상은 특히 법인·기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업과 기관 고객이 이자율을 보고 저축은행에 예치했던 자금을 은행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었다”며 “기업 예금은 고객당 규모가 보통 수십억원 단위인 만큼 빠져나갔을 때 타격도 크다”고 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6월 말 저축은행 예금자 가운데 법인·기관 비중은 36%에 달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주요 저축은행의 예수금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는 20%, 많게는 40%에 이른다. 이제까지는 저축은행 예금에 들어간 퇴직연금은 만기가 돼도 가입자가 따로 정하지 않으면 같은 상품에 자동으로 재예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은 그만큼 예금 이탈 부담이 커지게 됐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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