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 어느 방송사 볼 거야?"
4년 만에 다시 즐거운 고민입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20일 개막한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존심 건 중계 경쟁에 나섭니다. 박지성, 안정환과 같은 월드컵 레전드부터 구자철, 이승우 등 현역들까지 저마다 화려한 중계진으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SBS는 배성재-박지성 듀오를 다시 투입합니다.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춥니다. 여기에 벤투호 승선이 불발된 이승우가 깜짝 해설위원으로 발탁됐습니다. 지상파 3사 해설위원 가운데 유일한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로 톡톡 튀는 해설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영국 프리미어리그 해설 강자인 장지현,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입담을 뽐낸 현영민 해설위원도 합류해 진용을 갖췄습니다.
MBC는 8년 만에 김성주-안정환 콤비를 재가동하며 칼을 갈고 있습니다. 안정환은 3회 연속 월드컵 중계를 맡으며 신문선-차범근을 잇는 스타 해설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박지성과 함께 2002년 월드컵 레전드인 안정환은 직설적이면서도 친근한 표현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제작발표회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나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해설위원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그의 '라스트 댄스'가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됩니다.
그래서일까요. SBS 주가는 이번 대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미 예열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이달 7일 연저점(2만7500원)을 찍은 뒤 20% 가까이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iMBC는 다소 분위기가 안 좋은데요. 지난달 12일 52주 최고가(5430원)를 기록한 이후 28% 하락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국팀의 성적을 제외하면 대외적인 상황(무역 갈등·미국 금리인상)은 4년 전과 '닮은 꼴'입니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끄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호재'는 중계 전쟁의 승자가 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카타르 월드컵이 막을 내렸을 때 주식 시장에서 웃게 될 방송사는 어디일까요?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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