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공포통치' 회귀 움직임…간통·절도범 19명에 공개 채찍질

입력 2022-11-21 17:47   수정 2022-11-21 17:48


이슬람 극단주의 정파 탈레반이 집권 중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절도범 등이 공개 채찍질 처벌을 받았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탈레반 정부 대법원을 인용해 지난 11일 북동부 타카르주 탈로칸의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금요 예배 후 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대법원 관리 압둘 라힘 라시드는 "원로, 학자, 주민 앞에서 여성 9명 등 19명이 39대씩 채찍을 맞았다"면서 "이들은 간통, 절도 등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라시드는 "이들 관련 사안은 최종 유죄 판결이 내려지기 전 법원 두 곳의 검토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재집권에 성공한 탈레반이 공개 태형 집행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6~2001년 1차 집권기 때 공개 처형, 손발 절단, 투석 등 가혹한 형벌을 집행했던 탈레반은 최근 과거의 '공포통치'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지난 12일 판사들에게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벌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절도, 납치, 선동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뒤 샤리아의 모든 조건에 맞으면 '후두드(hudud)'와 '키사스(qisas)'를 시행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두드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에 대한 이슬람식 형벌로 참수, 투석, 손발 절단, 태형 등을 담고 있으며, 키사스는 쿠란(이슬람 경전)의 형벌 원칙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절로 비이슬람권에도 잘 알려졌다.

한편, 탈레반은 재집권 후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여성 인권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고,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다. 또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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