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새로운 시작에 서 있는 젊은이들에게

입력 2022-11-21 18:26   수정 2022-11-22 00:27

오늘은 절기상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다. 매년 추위가 시작되는 이맘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주 치러졌다.

필자는 수능과 관련된 여러 뉴스 보도를 접하며 12년 고생의 결실이 단 한 번의 수능 결과로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막중한 부담감이 현세대 수험생들에게도 여전히 전가되고 있는 작금의 형국에 먼저 안타까움을 느낀다.

오십여 년 먼저 인생을 살아온 필자가 열아홉 전후 한창나이의 젊은이들에게 ‘수능을 끝낸 지금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니 점수 결과에 일희일비해 기죽거나 뽐낼 것 없다’는 조언과 함께 몇 가지 제언을 전했으면 한다.

초·중·고교 시절 내내 시험과목 평균 점수가 높은 이들이 소위 명문대에 진학한 후 곧바로 스펙 쌓기에 전념해 안정된 직장 취직으로 연결되는 것을 사회적 성공의 전형으로 평가하던 시절이 우리 사회에 오랜 기간 존재해 왔다. 하지만 오늘날 글로벌 경쟁 시대에는 점수나 스펙보다 ‘전문성’이라는 가치에 더욱 치중해 매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반세기에 걸쳐 전문 분야를 개척해온 필자의 개인적 경험칙은 차치하더라도, 그간 국내외 비즈니스 세계에서 만나온 수많은 인연을 돌아볼 때 자기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루며 일을 잘해온 사람이 결국 성과를 내고 인정받아왔음을 자연스레 체득해온 까닭이다.

그리고 전 세계를 무대로 한 포부와 진취적인 마음을 바탕으로 국제적 감각을 쌓아나가길 바란다. 필자가 세계 각국에서 제조업을 영위하다 보니 자연스레 글로벌 역량의 중요성에 경도된 시각을 지닐 수도 있겠으나, 우리 젊은이들은 천금같이 소중한 시기에 국내의 천편일률적인 학제와 사회생활에 스스로를 국한하지 말기 바란다. 되도록 이른 시기에 영어권 해외에서 학업이나 직장생활을 경험함으로써 세계적 조류와 글로벌 시각에 익숙해진다면 개인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바람직한 발전과 역량 제고에 큰 기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보기를 바란다. 필자가 후원하는 대학교 글로벌 사회공헌단의 경우, 여러 국가에 걸친 다양한 지역공동체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진짜 세상’을 직접 체험하고 너른 시야를 터득하는 소중한 기회를 갖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이들이 장래 사회 중추적 위치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바람직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소중한 토양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인문·사회학적 소양과 지식을 쌓는 것에 좀 더 관심 갖길 바란다. 전공이나 취미 등에 국한된 자기 고유 영역 외 다양한 인문·사회학적 분야에 대한 관심과 안목이 작게는 타인에 대해, 넓게는 인간에 대한 존엄과 공동체의 가치까지 폭넓게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고생 많았을 수험생에게 다시 격려를 전하고, 재작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수험생들에게 전한 가슴 울리는 메시지를 인용하며, 그들이 꿈꾸는 힘찬 비상(飛上)을 응원해 본다.

‘1회말…여러분에게는 아직 8이닝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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