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 점수 79점→53점 '뚝'…이유 물어보니

입력 2022-11-22 14:46   수정 2022-11-22 14:52



창업자들은 최근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에 대해 100점 만점에 53.7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2021년) 79점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창업자, 스타트업 종사자 등의 생각을 조사해 22일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결과다.
"폐업하는 스타트업들 많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에서 창업자 200명에게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 점수를 질문한 결과 100점 만점에 53.7점이었다. 2019년엔 73.4점, 2020년엔 71.3점, 2021년엔 79점이었다.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투자 경색, 시장 상황을 꼽은 비율이 50%였다. 경제와 금리 상황을 꼽은 비율은 23%였다. 한 창업자는 "과거에 비해 스타트업 지원 사업 수도 줄고 국제 정세 등으로 전반적인 시장 자체가 침체됐다"고 했다. 또 다른 창업자는 "수많은 창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경제 불안 전망 등에 따라 폐업 또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스타트업도 많다"고 했다.

인재 확보 등 스타트업 운영에서 어려움을 호소한 창업자들도 많았다. 한 창업자는 "인력 비용을 대기업이 다 올려놔서 감당이 너무 힘들다. 주 52시간 제한 같은 비용이 너무 나간다. 52시간 체크도 프로그램 써야 하고 이게 다 비용이다"고 했다. 다른 창업자는 "스타트업 투자 자본이 얼어붙으면서 작년 대비 월등히 낮은 가치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긴 호흡의 사업 전개나 적극적 인력 충원을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창업자의 68.5%는 작년보다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했다. 벤처캐피털(VC)의 투자 및 지원이 미온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한 비율(57.1%)이 가장 많았다. 투자 단계별로는 시리즈A 투자 단계의 창업자가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았다. 창업자의 절반(49.5%)은 혹한기 이슈로 인해 기업의 투자 유치 계획 일정을 미루거나 앞당겼다고 했다.

창업자의 40.5%는 내년에도 현재 분위기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37%는 지금보다 부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스타트업 자금 확보 도와달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있어 정부 역할에 대한 평가는 100점 만점에 62.1점이었다. 지난해 69.0점에서 역시 낮아졌다. 2019년은 65.9점, 2020년은 66.5점이었다.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 질문에 대한 답변은 '사업비 지원'이 26.5%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투자시장 경색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생태계 관련 정부가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론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35.5%)가 꼽혔다. 전년보다 19.0% 오른 수치다. 반면 우수 인력, 인재 확보나 생태계 국제화에 대한 요구 비중은 줄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벤처투자 혹한기를 체감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이번 트렌드리포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알토스벤처스·카카오벤처스 '인기'
창업자들은 VC 중 알토스벤처스를 가장 선호(16.5%)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13.5%), 한국투자파트너스와 KB인베스트먼트가 각각 6%의 선호도를 얻었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중에선 카카오벤처스(22.0%), 네이버 D2SF(12.5%), 삼성벤처투자(8.5%)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액셀러레이터 중에선 프라이머를 가장 선호했다. 선호 액셀레이터를 질문한 결과 프라이머가 11.5%,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10.0%, 스파크랩이 7.5% 순이었다. 이날 트렌드리포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스타트업을 대하는 태도, 투자 이후의 성장 지원 등이 순위에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업자들이 가장 입주·활용하고 싶은 창업지원센터는 구글스타트업캠퍼스(21.0%)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얻었다. 서울창업허브(8.0%), 창조경제혁신센터(8.0%), 마루180(7.5%) 등의 순이었다.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으론 카카오, 네이버, 삼성이 꼽혔다. 공공기관 중에선 창업진흥원(KISED), 서울산업진흥원(SBA), 창조경제혁신센터(14.5%) 순이었다.
스타트업 재직자 "이직 회사로 대기업 선호"
스타트업 재직자 250명을 설문한 결과 이중 34.8%이 스타트업 근무를 친구나 지인에게 추천한다고 응답했다. 비추천은 15.2%였다. 추천 스타트업 단계로는 어느 정도 체계가 잡혀 있는 동시에 주도적으로 도전적인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리즈 A~B단계 추천이 가장 많았다.

한 초기 스타트업 재직자는 "시리즈A를 앞둔 회사를 추천한다. 주도적인 업무로 인한 성취감과 함께 조직을 정비하는 경험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또 다른 재직자는 "주도적이고 도전적인 점들을 경험하고 싶다면 시리즈C 이상부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추천 이유로는 불안정성(50.9%)이 꼽혔다. 조직 문화와 분위기를 꼽은 재직자(35.6%)도 많았다. 한 재직자는 "사수가 없어서 업무를 배우기 어렵다"고 했다. "복불복이 너무 강하다", "회사마다 성격이 천차만별이라 본인에게 맞는 스타트업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 "투자 안되면 보릿고개다" 등의 응답도 있었다.

스타트업 재직자는 향후 이직을 희망하는 조직으로 대기업을 꼽았다. 22.0%가 국내 대기업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스타트업(16.4%), 국내 중견기업(16.0%) 등 순이었다. 이유로는 높은 재정적 보상, 복리복지 혜택, 커리어 개발 등이 언급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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