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수석 정관영 "꽹과리 장단 매력,'겹춤'에 담아"

입력 2022-11-22 16:03   수정 2022-11-22 16:08


“어릴 때 농악패에서 꽹과리를 쳤는데 그렇게 흥겨울 수가 없었어요. 저를 예술의 길로 이끈 꽹과리의 소중함을 공연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너설풀이’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국립무용단 수석 단원 정관영(51)이 농악 가락과 연주법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 겹춤(2인무) ‘너설풀이’를 선보인다. 다음달 2일과 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무용단의 신작 공연 ‘홀춤Ⅲ: 홀춤과 겹춤’에서다.

어릴 때부터 풍물을 배우다가 한국무용으로 진로를 바꿔 1999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정관영은 전통적인 흥과 장단에 정통한 무용가로 정평이 나 있다. 1994년 민속경연대회 대통령상, 1997년 KBS 서울국악제 풍물부문 은상을 수상하는 등 타악기 연주 실력도 탁월하다. 그가 창작한 ‘평채 소고춤’은 국립무용단의 전통 레퍼토리가 됐다.
이번 공연에서 정관영이 들고 추는 타악기는 소고가 아니라 꽹과리다. 최근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경기·충청지역 농악에 쓰이는 칠채(꽹과리 장단의 일종)와 짝쇠(휘모리장단으로 두 사람이 연주를 주고받는 형태) 기법에서 ‘너설풀이’를 착안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접해서 그런지 농악의 꽹과리 장단에 매력을 느낍니다. 어떤 다른 장단보다 익숙하고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그 장단에 동작을 얹었습니다.”

너설은 꽹과리나 징을 치는 채에 달린 기다란 장식 천을 의미한다. “작품 제목은 연습하면서 떠올랐어요. 꽹과리를 치고 있는데 채 아래 흔들리는 너설을 관심있게 쳐다봤어요. 매듭을 지지 않아 풀어져 날리는 너설의 모습에서 제목을 따 왔습니다.”
이날 연습실에서 정관영은 후배 단원 엄은진과 함께 ‘너설풀이’의 일부 장면을 시연했다. 오색의 기다란 천을 붙인 나무 꽹과리를 들고 다채로운 가락에 맞춰 다양한 동작으로 서로 흥겹게 주고받는 춤사위를 보여줬다.

올해 3회째를 맞은 ‘홀춤’ 시리즈는 국립무용단 단원들이 오랫동안 수련해온 전통춤을 각자 자신만의 춤사위로 재해석해 보여주는 무대다. 이전 두 번의 공연에서는 1인무인 홀춤만 공연했으나 이번 ‘홀춤 Ⅲ’에서는 겹춤 네 편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너설풀이’와 함께 진주검무를 변형한 구음검무를 바탕으로 예인(藝人)의 마음을 사계절에 빗대 풀어낸 ’단심-둘‘(김회정, 정세영), 달빛 아래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표현한 ‘월하정인’(박기환, 박지은), 풍류를 즐기는 선비의 멋과 흥을 몸짓으로 그려낸 ‘산수놀음’(황태인, 이도윤)이 펼쳐진다. 지난해 초연한 홀춤인 정소연의 ‘다시살춤’과 김은이의 ‘바라거리’도 무대에 오른다.
“홀춤이 혼자서 자기의 생각을 관객에게 들려준다면 겹춤은 오랜 시간 조율한 둘의 생각을 한 호흡으로 보여줘야죠. 그만큼 어렵지만 재밌습니다. 관객과 흥겹게 잘 어우러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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