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 특허청장 "중동에 특허 행정 전수…IP 한류 이끌 것"

입력 2022-11-24 17:19   수정 2022-11-25 01:17

“과학기술로 도약하려는 중동에 특허 행정을 전수하며 ‘IP(지식재산) 한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인실 특허청장(사진)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청장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국가들과 활발한 특허 행정 교류를 하고 있다. 2019년 6월 한국이 사우디와 체결한 ‘IP 전략 프로그램 교환 협약’에 따라서다. 최근 에너지, 건설 등 분야에서 4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들고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당시 처음 방한해 이 협약을 이끌었다. 이 청장은 “빈 살만 측 요청으로 국가 IP 전략 수립, IP 심사를 도울 전문가 19명을 특허청에서 보냈고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33명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특허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2014년부터 제공해 온 특허심사 대행 및 정보 시스템 구축 사업이 사우디로 확대된 것이다.

이 청장은 “오일머니 위주 경제를 첨단기술 경제로 재편하려는 중동으로선 ‘글로벌 기술 등기부’인 특허 체계를 세우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소행성 탐사선 등을 자체 개발하며 우주 및 방위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는 UAE엔 올해까지 특허청 직원 14명이 파견됐다.

이 청장은 취임 후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특허 우선심사제 정착에 주력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중외제약 KAIST 등 산·학·연 인사와 특허청 전기·유기화학·기계·AI빅데이터심사과장 등 내부 인력 20여 명으로 ‘특허심사품질 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 심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현장 의견을 적극 수용하며 플라즈마 공정, 반도체 회로 등 우선심사 대상 분야를 추렸다. 이후 행정안전부를 설득해 반도체 전문심사관 정원을 30명 늘렸다.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인 이들은 내년 3월부터 근무한다.

이 청장은 “망망대해와 같은 첨단 기술의 바다에서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게 특허”라며 “특허 빅데이터에서 어떤 기술이 코어(핵심)인지 골라내는 노하우는 한국 특허청이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특허청은 수소, 시스템반도체,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의 미래를 조망하는 특허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해마다 내고 있다. 이 보고서는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 투자 지침서로도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올해는 우주, 원전, 로봇, 메타버스 등에 대한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

취임 후 6개월간의 소회를 묻자 이 청장은 “특허청의 위상이 지나치게 낮다”고 털어놨다. 빅데이터에 근거해 기술 개발 방향에 가장 전문적 의견을 낼 수 있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외청이란 한계로 주요 기구에서 배제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 4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 외교부, 환경부, 교육부 등 첨단 기술과 관련이 적은 부처는 대거 참여한 반면 특허청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과학기술 정책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도 특허청은 빠져 있다. 그는 “기술 패권 전쟁 시대에 특허청이 가진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최근 특허침해 민사소송에서 변리사와 변호사 공동대리를 허용하는 변리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중소벤처업계와 과학기술계는 2004년 17대 국회부터 이 법안 통과를 요구해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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