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에서 남쪽 다이칸야마 방향으로 잠시 걷다 보면 높은 빌딩 사이로 30층 높이는 돼 보이는 타워 형태의 하얀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언뜻 관광 전망대나 전파 송신탑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 건물은 다름 아닌 시부야구 청소공장의 굴뚝이다. 청소공장은 일본에서 쓰레기 소각장을 지칭하는 단어다. 동행했던 현지 지인은 “소각장과 연결된 지하 전용도로로 쓰레기 트럭들이 다닌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주변에서 쓰레기차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한가운데 그것도 대표적인 부촌 주택가와 맞닿아 있는 곳에 소각장이 들어선 게 인상적이었다.서울의 쓰레기 문제는 심각하다. 쓰레기는 재활용하지 않으면 땅에 묻거나 태워야 한다. 부지 확보가 필요한 매립 확대보다 소각 물량을 늘려 매립량 자체를 최소화하는 게 효율적이다. 더구나 지난해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3년 뒤인 2026년부터는 수도권 매립지의 생활폐기물(종량제 봉투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된다. 현재 강남·양천·노원·마포구에 있는 4개 쓰레기 소각장의 하루 처리 용량은 2200t이다. 매일 서울 전역에서 쏟아지는 3200t의 생활 폐기물을 감당하기 역부족이다. 나머지 1000t은 그대로 수도권 매립지에 묻힌다. 3년 뒤면 이 1000t의 쓰레기가 직매립 제한에 걸려 갈 곳이 사라지게 된다. 서울시가 소각장 시설 확충을 서두르는 이유다.
소각장 문제를 풀 열쇠는 결국 설득과 확실한 인센티브 보상뿐이다. 첨단 건축 기술을 동원해 소각장을 관광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킨 유럽 국가들은 좋은 본보기 사례다. 서울시 혼자 풀지 못할 문제라면 중앙정부가 나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 경계해야 할 건 쓰레기 문제를 정치 논리로 접근하는 후진적 행태다.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적잖은 단체장들이 소각장 이전·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가롭게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기엔 쓰레기 대란 위기가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