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연봉 7천만원 부부, '수천억 미술품 수집가' 된 비결

입력 2022-11-25 18:43   수정 2022-11-25 23:53

‘미술품 컬렉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거부(巨富)’다. 뉴스에 나오는 미술품 대부분이 가격에서 ‘억’ 소리가 나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돈이 없어도 충분히 위대한 수집가가 될 수 있다. 전 세계 미술계의 존경을 받는 컬렉터 부부 허버트 보겔(1922~2012)과 도로시 보겔(87)이 그랬다.

이들 부부의 연봉은 둘이 합쳐 70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부부는 열심히 공부하고 발품을 팔아 가며 좁은 아파트에 훗날 거장이 될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40년 넘게 수집했다. 이렇게 평생 모은 미술품 5000여 점의 가치는 오늘날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컬렉팅 듀오>는 보겔 부부를 비롯해 미술품 수집가 부부 열한 쌍의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다. 아트 어드바이저인 채민진이 썼다. 저자는 “미술품 수집의 가장 좋은 동반자는 배우자”라고 강조한다. 미술품 수집에 돈을 많이 쓴다고 싸울 일도 없을뿐더러 수집 과정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나홀로 컬렉션’과 달리 두 컬렉터의 취향이 어우러져 풍성한 컬렉션을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미술품 수집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쿠바 출신인 카를로스 드 라 크루즈(80)와 로사 드 라 크루즈(78) 부부가 대표적이다. 크루즈 부부는 “컬렉션은 우리를 비롯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역사를 기록하는 행위고, 우리가 세상을 떠나도 컬렉션은 인류 역사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컬렉터 부부들의 다양한 수집 과정과 노하우가 자세히 적혀 있어 미술품 수집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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