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대신 '통신탑'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더 머니이스트-조재영의 투자 스토리]

입력 2022-11-28 07:38   수정 2022-11-28 11:00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수많은 통신탑을 만나게 됩니다. 빌딩 위에도 있고, 산에도 있고, 길 한가운데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라디오나 TV 송신을 위한 송신탑이 전부였겠지만, 이제는 휴대전화 등 모바일 생활을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통신탑입니다. 그렇다보니 일종의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통신탑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일까요? 사실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SK텔레콤, KT 등의 무선통신회사들이 대부분의 통신탑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통신탑에 투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미국 등 외국의 상황은 한국과는 다릅니다. 해외 통신사들은 더 이상 통신탑을 소유하지 않습니다. 통신사 입장에서 메인 비즈니스가 아닌 통신탑의 소유, 관리 및 유지보수는 전문 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보유하고 있었던 통신탑을 매각한 뒤 수수료를 매년 지급하는 쪽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당연히 통신탑을 세우고 이를 임대해주는 전문 업체가 생겼고 거대화됐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아메리칸 타워(American Tower)입니다. 이 기업은 1995년 라디오 회사의 자회사로 통신탑 비즈니스를 하다가 2012년 리츠(REITs)로 전환되었습니다. 즉, 통신탑이라는 광의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회사(REITs)가 된 것입니다. 아메리칸타워 외에도 크라운캐슬, SBA케뮤니케이션 등이 대표적인 통신탑 리츠들입니다.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 통신탑 리츠들이 하는 일은 꽤나 단순한 편입니다. 통신탑을 세우고 AT&T나 버라이즌(Verizon)과 같은 통신회사 등과 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리고 고객 통신사의 안테나를 설치해주고 임대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심지어 안테나 등의 장치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일은 통신탑 리츠가 아닌 개별 통신사가 직접 하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리츠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 이외에는 추가적인 큰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1개의 통신탑에는 여러 통신사의 안테나를 동시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통신사의 안테나를 하나의 통신탑에 설치하게 해주고 각각의 통신사로부터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습니다.

이런 안테나 설치 계약은 보통 5~10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이 중도해지되는 경우도 거의 없어 장기안정성이 확보됩니다. 또한 계약 만료시에도 그대로 재계약하는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사업의 안정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굳이 추가 비용을 들여 통신탑을 옮겨가며 안테나를 재설치하더라도 특별한 추가적인 효용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무선통신기술이 2G에서 5G로 계속 진화하며 통신 속도가 빨라질수록 하나의 안테나가 커버하는 면적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통신사는 더 많은 안테나를 촘촘히 설치해야만 합니다. 당연히 더 많은 통신탑이 필요해지며 통신탑 리츠에 지불해야 하는 통신탑 임대료는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통신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통신탑의 수요는 이래저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메리칸타워 리츠(티커:AMT)는 (2022년 11월23일 종가 기준)시가총액이 1016억달러(약 135조원)가 넘는 가장 대표적인 통신탑 리츠입니다. 전 세계에 20만개가 넘는 통신탑을 보유하고 있으며 계속하여 통신탑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지만, 실제 미국 이외의 국가들에서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통신탑 리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라운캐슬 리츠(티커:CCI) 역시 시가총액이 607억달러(약 80조원)가 넘는 대형 통신탑 리츠입니다. 미국과 호주에 약 4만개 이상의 통신탑을 보유하고 있으며 3~4%의 꾸준한 배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SBA커뮤니케이션 리츠(티커:SBAC)는 미국과 남미 지역에 4만개 가량의 통신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보통 통신탑을 영어로는 셀타워(Cell Tower)라고 하는데 아메리칸타워 리츠는 규모가 큰 셀타워 중심의 사업모델이라면 SBA커뮤니케이션 리츠는 스몰 셀타워 중심의 비즈니스가 강점입니다.

무선통신을 책임지는 통신탑들에 투자해 꾸준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둬보는 건 어떨까요?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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