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前대통령이 광부·간호사 찾아 눈물 흘린 곳…NRW연방주, 이젠 독일 기업의 한국 진출 이끌 것"

입력 2022-11-29 18:44   수정 2022-11-30 00:30

"박정희 前대통령이 광부·간호사 찾아 눈물 흘린 곳…NRW연방주, 이젠 독일 기업의 한국 진출 이끌 것"

독일 서부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연방주는 한국과 각별한 관계가 있는 곳이다. 인연이 시작된 건 1960년대부터다. 한국의 간호사·광부들이 진출하면서다. 1964년 독일을 처음으로 국빈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이 이곳을 찾아 파독 간호사·광부들을 위로하며 함께 눈물을 흘린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방문을 계기로 박 대통령은 독일에서 차관을 받았고, 이는 한국 경제 발전의 종잣돈이 됐다.

NRW연방주와 한국 간 교류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김소연 NRW글로벌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대표(사진)가 경제협력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2011년부터 한국대표를 맡고 있다. 독일 하노버에 거주하는 그는 최근 업무차 내한했다. 29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김 대표는 “NRW연방주가 한국과의 협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그동안 한국 기업의 독일 진출에 주력했으나 이제부터 독일 기업의 한국 투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NRW글로벌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한국의 KOTRA와 비슷한 조직이다. NRW연방주는 ‘라인강의 기적’의 중심지다. 2020년 기준 3조3320억유로인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21%(6971억유로)를 차지한다. 독일의 16개 연방주 중 1위다. 독일 50대 대기업 중 19곳이 이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을 정도다. 주요 업종은 자동차 기계 화학 금속 전자·전기 식료품 등이다. 독일 경제의 중추로 꼽히는 미텔슈탄트(중소·중견기업) 71만여 개와 스타트업 20%도 이곳에 있다.

김 대표는 특히 지금이 한국과 독일의 경제협력을 확대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했던 독일은 미·중 갈등을 의식해 아시아에서 한국과 협력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독일과 한국은 분단국, 제조업 중심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경쟁관계보다는 상호보완관계인 산업이 많아 윈윈하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소산업을 비롯해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독일 기업이 약한 분야의 협력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히든챔피언으로 꼽히는 독일의 미텔슈탄트들이 한국 진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NRW글로벌무역투자진흥공사는 2년 전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협력해 NRW연방주에 ‘한·독 소재부품장비 기술협력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현재 고영테크놀러지 등 10여 개의 한국 강소기업이 이곳에서 독일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근에 독일 최대 공과대학인 아헨공대를 비롯해 67개 종합대학과 응용학문대학이 있을 뿐 아니라 프라운호퍼연구소,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30개 이상의 산학기술이전센터가 자리잡고 있다”며 “신기술 신제품 연구에서 한국 기업들이 큰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내 최고의 독일어 통·번역 전문가다. 독일 총리와 김대중·박근혜 대통령 등이 만났을 때 통역을 담당하는 등 ‘통역의 꽃’으로 불리는 정상회담 통역을 도맡았다. 통역사로 만났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의 인연은 2018년 결혼으로 이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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