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에 테슬라 '휘청'…시장 점유율 2년 새 14%p 급감

입력 2022-11-30 15:38   수정 2022-12-18 06:2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테슬라의 위상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3년 안에 20%를 밑돌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업계 경쟁 심화와 수요 위축, 트위터 투자 악재 등이 맞물리면서 테슬라 투자에 대한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S&P글로벌 “2025년 테슬라 점유율 20% 밑”
지난 29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S&P글로벌은 “지난 1~9월 미국 전기차 등록대수 52만5000대 중 65%인 34만대가 테슬라 차량이었다”고 발표했다. 2020년 79%, 2021년 71%였던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엔 60%대로 내려앉았다. 테슬라의 아성을 넘볼 만한 업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포드(7%), 기아(5%), 쉐보레(4%), 현대(4%), 아우디(2%), 폭스바겐(2%), 리비안(2%) 등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3년 뒤의 시장 판도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S&P글로벌은 “2025년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20%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내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 수는 현재 46종에서 2025년 159종으로 3배 이상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경쟁사들은 차량 가격이 5만달러(약 6600만원) 미만인 중저가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이 중저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는 포드(28%)였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는 최저가가 4만8200달러지만 옵션을 포함하면 5만달러를 웃돈다. 중저가 시장에서 테슬라의 경쟁력이 사실상 없던 것과 마찬가지다.

배터리용 리튬 시장에서 테슬라가 누렸던 독점적 지위도 흔들거리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테슬라는 리튬 시장의 최대 구매자로서 비정상적인 힘을 행사해 수년간 고정 가격에 공급계약을 체결해왔다”며 “반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선불금을 지급하거나 새 광산 건설에 대출을 약속하면서 이러한 역학관계를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지난 6월 리튬업체인 호주 라이언타운과 1억9900만달러 대출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8월엔 GM이 향후 6년간 리튬을 받는 조건으로 리벤트에 1억9800만달러를 선금으로 냈다.

고금리와 ‘트위터 리스크’도 주시해야
증시 부진도 테슬라에 뼈아프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9일 전일 대비 1.14% 하락한 180.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00달러에 육박했던 연초(1월 3일) 주가보다 55% 낮다. 11월 들어서만 주가가 21% 빠졌다. 같은 달 S&P500 지수가 2% 반등하는 등 최근 미국 증시가 진정세를 찾은 것과 대조적이다. 포드, GM 등도 올해 주가가 각각 37%, 35% 하락하며 증시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테슬라보다는 하락폭이 적다.

자동차 산업 전반의 분위기가 어둡다는 점도 악재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최근 테슬라 주가 하락분의 75%는 시장 환경에서 기인했다”고 짚었다. 인플레이션으로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비(非)필수재인 자동차의 소비 수요가 위축될 것을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배런스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공급난, 미·중 갈등 심화 등도 자동차 업계가 맞닥뜨린 악재로 꼽았다.


또 다른 문제는 테슬라가 지고 있는 ‘트위터 리스크’다. 29일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자 및 업계 전문가 등 43명을 설문한 결과, 투자자들이 트위터 인수를 테슬라에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자신의 견해가 한층 강화됐다”며 “최근 트위터에 대한 소식들이 테슬라의 펀더멘털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10월 말 440억달러(약 58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뒤 개편하는 과정에서 애플과의 갈등도 불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란 시장 우려가 커졌다.

낙관론도 있다.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한 비율은 지난 9월 기준 5.2%에 불과하다. S&P글로벌은 전기차 시장이 커질 여지가 많은 만큼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줄더라도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가 지난 10월 실적 발표에서 “모델3보다 저렴한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며 중저가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낸 점도 긍정적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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