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극적으로 포르투갈을 꺾고 H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지난 2일 소비자들이 기쁨의 축배를 든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에서 맥주와 소주, 와인 등 주요 주류 매출이 월드컵 경기 전보다 폭증했다. 한국의 16강 진출을 도운 셈이 된 가나 대표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가나초콜릿'에 지갑을 여는 사람들도 늘었다.
4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 지난 2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주류와 안주 등 매출이 월드컵 개막 전인 2주 전 같은 시간대보다 크게 뛰었다. 주류의 경우 맥주(매출증가율 155.2%)와 와인(124.5%), 양주(121.1%), 소주(120.1%) 등의 매출이 두 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치맥(치킨+맥주) 수요가 급증하면서 후라이드치킨 매출이 193.2% 급증했고, 마른안주(161.3%)와 떡볶이 등 냉장즉석식품(170.8%), 족발 등 육가공품(114.9%) 등 안주 매출도 두드러지는 증가세를 보였다.
주류와 안주 외에 특이점은 가나 초콜릿 제품의 매출 증가다. CU에서 가나 초콜릿 매출은 주말 사이 32.7% 늘어난 것으로 집계 됐다. GS25에서도 3일 가나 초콜릿 매출이 지난달 18일보다 46.5% 급증했다. H조에 속한 가나와 같은 제품명에 소비자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가나 대표팀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겼으나 이후 우루과이전에서 두 골을 내어주고 패배해 한국이 16강행 티켓을 쥘 수 있게 됐다.
또한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심야까지 편의점의 매출이 상승 흐름이 이어진 점이 특징이다.
CU에서는 포르투갈전 경기 시작 전인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매출이 28.4% 늘었다. 경기 1시간 전인 오후 11시부터 12시까지는 75.6%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중인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매출이 2주 전보다 되레 9.7% 줄었으나 승리가 확정된 후인 다음날 오전 2시부터 3시사이에는 매출이 두 배(111.9%)로 뛰었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지난 2일 주류와 안주류 등 매출이 2주 전보다 급증했다. GS25에서는 맥주 매출이 121.3% 뛰었고, 치킨 매출도 124.7% 급증했다. 안주류(99.0%), 냉동간편식(96.7%), 스낵(99.6%) 등 먹거리 매출과 핫팩(327.3%) 등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마트24에서도 2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주류와 안주류 매출이 2주 전보다 폭증했다. 맥주는 2.6배, 와인은 2.4배, 안주류와 스낵은 각각 2.2배, 2배 늘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구 경기 시청에는 맥주'란 공식에 맥주가 큰 폭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앞서 대한민국 경기가 모두 오후 10시에 시작하면서 당시 피크타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였으나 자정에 시작한 포르투갈 경기는 피크타임이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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