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스트롱맨 리더십' 통할까

입력 2022-12-04 17:58   수정 2022-12-05 02:29


“불법과 범죄를 기반으로 하는 쟁의 행위에는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 (2일 수석비서관회의)”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것은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 (11월 29일 국무회의)”

노동계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사진)의 발언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법과 원칙을 앞세워 불법파업 관행을 끊겠다는 윤석열식 ‘스트롱맨 리더십’이다. 이를 통해 보수층이 결집하고 지지율은 상승했지만,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업 내내 “타협은 없다”
윤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는 지난달 24일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한 시점부터 시작됐다. 파업 첫날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서 “무책임한 운송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파업이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타협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28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타파하고 근로조건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노동 문제를 대하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기조”라고 했다. 다음날 “제 임기 중에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일 윤 대통령이 “화물 운수종사자 여러분도 업무 중단을 끝내고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하자 일각에서는 이것이 ‘유화적인 제스처’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다음날 일부 노조원의 불법 행위를 거론하면서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을 이어 나갔다.
“文정부 유화책에 파업 관행 굳어져”
대통령실은 노동계에 대한 전임 정부의 유화적인 태도가 강성 노조의 영향력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5년 동안 ‘파업’ 얘기만 나오면 요구를 들어줬기 때문에 노조가 관성적으로 파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는 안전운임제 역시 노동계가 파업을 통해 요구를 관철한 사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이 제도의 도입을 약속했고, ‘표준운임제’라는 이름으로 국정과제에 반영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는 문 전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인 2017년 7월 표준운임제 도입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듬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지시를 받아온 국토교통부가 패배주의에 젖어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양대 노총과의 관계를 중요시한 결과 정부 측이 협상 주도권을 잃었다는 뜻이다.
지지율 올랐지만…‘불통’ 이미지도
집단운송거부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강경한 대처는 지지율 소폭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갤럽이 2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31%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긍정 평가 이유다. 응답자들은 긍정 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공정·정의·원칙’(12%)을 꼽았다. 전주 대비 7%포인트 오른 수치다. ‘노조 대응’(8%)과 ‘주관·소신’(6%), ‘결단력·추진·뚝심’(5%)도 긍정평가 요인으로 꼽혔다. 모두 파업에 대한 윤 대통령의 행보와 관련된 것이다.

다만 동전의 양면처럼 ‘불통’ 이미지도 누적되고 있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 첫 번째 요인으로는 ‘소통 미흡’(12%)이 지적됐다. ‘독단·일방적’(8%)이 뒤를 이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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