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해도 아이는 도저히"…집값 부담에 신혼부부 '한숨'

입력 2022-12-05 16:25   수정 2022-12-05 16:26


"우리 부부는 집값 대출금 원금 상환 시점(3년)까지는 아이를 절대 가지지 않기로 했어요. 한명이 육아휴직을 해버리면 돈 부담을 감당할 수 없잖아요."

최근 각종 직장인 커뮤니티에 사이에서는 "확실히 집값이 오른 것이 결혼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들은 "집 사려고 서로 목돈을 모으고 나서 결혼하려다 보니 결혼 시기가 늦어진다"면서 "결혼이 늦어지면 아이 낳는 것도 또 다른 부담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집값 상승이 결혼 늦어지는 최대 요인"
치솟는 집값 상승률이 결혼 이후 출산율을 낮추는 주원인이라는 국책 연구기관 연구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올해 기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대게 '신혼부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출산율은 오히려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공공기관 종사자 3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시행한 결과, 기관을 타지역으로 이전하면 결혼할 확률이 12.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한 603명 중 78%에 달하는 470명은 지역이동으로 인한 주거 계획 변경 문제, 결혼 후 장거리로 인한 다주택 문제 등이 결혼 부담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내년 초에 결혼을 생각했었다는 직장인 A씨(34·남)는 "연애 5년 차인데 처음 결혼을 얘기할 때만 해도 내가 돈을 더 버는 상황이라 집값을 다 부담하기로 했었다"면서 "지금은 다니던 기관을 서울로 이전하게 돼서 상황이 바뀌었다. 자금 부담이 커져서 결혼 시기를 2년 뒤로 늦췄다"고 토로했다.

또 무주택자의 경우 주택가격이 100% 상승할 때 8년간 결혼할 확률이 4.1~5.7% 더 떨어졌다.

연봉 5000만원을 받는다는 30대 공무원 B씨는 "서울 중심부 20~15평 이상 집을 구하려면 구축도 7억이 넘는데 4억 이상 대출받아야 하는 상황이다"라면서 "그렇게 되면 월 200으로는 이자도 못 낼 것이 분명하다 보니 자연스레 결혼 생각도 접게 된다"고 토로했다.
"결혼해도 문제"... 집값 때문에 아이 못 낳는 신혼부부들
특히 주택 가격과 주거 비용에 대한 부담은 결혼 결정 단계보다 결혼 후 출산을 고민하는 가구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는 8년 전부터 지속돼왔다. 2013~2019년까지 주택 가격이 100% 상승할 경우 출산한 자녀 수는 0.1명에서 0.29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무주택자의 경우 결혼 후 자금 부담으로 인한 출산 인원 감소 폭은 0.15~0.45명으로 더 컸다.

강동익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신혼부부와 소형 저가 주택에 대한 지원은 혼인을 지원하는 관점에서 바람직할 수 있다"면서도 "이보다 더욱 강력한 지원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출산 및 양육 단계의 가구들에 대한 주택지원은 현재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가격 감소가 출산의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방 이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타 여러 부정적인 요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해소 및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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