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새 먹거리 된 '메탄올船'…무탄소 동력원 향한 '징검다리'

입력 2022-12-05 17:33   수정 2022-12-06 00:50

내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메탄올(메틸알코올) 추진선’ 붐이 일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호황기에 들어선 조선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메탄올 추진선 발주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동력원의 하나인 메탄올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나 암모니아, 전기로 가는 ‘징검다리’다. 가 부회장은 “암모니아는 독성이 있는 데다 값이 비싸고, 수소와 전기는 선박에 도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메탄올이 당분간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탄올은 생산단가가 높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많아 그동안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주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었고, NOx를 절감하는 연료 분사 기술이 개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경쟁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비교해도 장점이 많다. 고압력·극저온의 환경이 갖춰져야 하는 LNG와 달리 상온의 일반적 기압에서 보관할 수 있고 이송도 쉽다.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도 저렴하다. 기존 설비를 조금만 개조하면 메탄올을 연료로 쓸 수 있다.

오염물질 배출량도 많지 않다. 기존 선박에서 주로 사용하던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SOx)은 99%, NOx는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적게 배출한다. 해양에 배출해도 빠르게 분해돼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메탄올 추진선 시장에선 현대중공업그룹이 선두 주자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대형 컨테이너선에 메탄올 엔진을 탑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최근 2년간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로부터 수주한 메탄올 추진선만 19척(2021년 9척, 2022년 10척)에 달한다. 이들 선박이 모두 인도돼 운항을 시작하면 연간 230만t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한국조선해양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서 총 50척의 메탄올 추진선이 발주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업 특성상 초기 시장을 선점한 회사가 채택하는 기술이 산업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쟁사 대비 큰 부가가치를 오랜 기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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