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생명보험업계에 사실상 자제령을 내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과당경쟁 자제를 요청한 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대에서 연 4%대로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를 연 6%대까지 끌어올렸다간 금융당국에 찍힐 수 있어 다들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때 연 6%대 이율 적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KDB생명 측은 “대내외 여러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적용한 것이지 당국 자제령으로 인해 금리를 연 5.95%대로 낮춘 건 아니다”고 했다.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금리를 앞다퉈 올린 이유는 2012년에 대거 판매한 저축성보험 만기가 올해 돌아오기 때문이다. 최근 보험 해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저축성보험 이율을 올려 유동성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을 묶어두려 했는데, 이런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금융 소비자의 효용이 감소하는 부작용도 제기된다.
여러 이유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보험업계는 최근 들어 RP 매도를 늘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보험사의 RP 매도액은 지난 9월 9조4000억원에서 10월 10조4000억원, 11월(24일까지) 12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엔 월평균 RP 매도액이 5조6000억원이었다. 특히 만기가 2일 이상인 기일물 RP 매도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유동성 관리를 위해 채권도 내다 팔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2조2319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3조5534억원어치 채권을 순매도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