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17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조동철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선임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인 조 원장은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거시경제·국제금융 분야를 전공한 그는 1995년 KDI 연구위원으로 임용돼 지금까지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조 원장의 동기 동창이자 절친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정부 경제팀의 핵심 멤버이자 서울대 경제 80학번 동기 그룹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 총재는 1960년생으로 재수 끝에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동기보다 한 살 많지만, 당시 명석한 두뇌로 일찌감치 국내 학계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주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학부 졸업 후 곧바로 미국 하버드대 유학길에 올랐으며 세계적 석학인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의 지도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차문중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과 주현 산업연구원장, 박종규 금융연구원장,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김견 HMG경영연구원장, 고준형 포스코경영연구원장 등 주요 연구기관 수장들도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이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는 윤종원 기업은행장과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윤 행장과 은 전 위원장은 2013년 각각 국제통화기금(IMF) 이사와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이창용 총재가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이 지난 7월 첫 내부 공채 출신 은행장에 오르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윤희성 행장은 대통령실로부터 행장직 제안을 받고 이미 2017년 수출입은행장을 지낸 은 전 위원장과 수락 여부를 상의할 만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현 원장은 “우리 동기들은 학창 시절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 교수가 돼야겠다는 이들이 유독 많았다”며 “자연스럽게 대학이나 연구기관 위주로 직업을 선택하다 보니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연구기관장 회의를 하면 사실상 동기 모임처럼 돼버려 우리끼리도 민망할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별도의 동기 모임도 있다. 경제학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경세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올해 말 오프라인 모임을 할 예정이다. 입학 동기 90명 가운데 꾸준히 참여하는 인원만 40명에 달한다.
윤희성 행장은 “경영학과와 달리 사업에서 성공한 동기가 없고 죄다 월급쟁이들뿐이다 보니 모임 비용도 서로 갹출해서 낸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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