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신 채권"…개미들, 20兆 쓸어담았다

입력 2022-12-12 18:02   수정 2022-12-20 19:56


개인투자자가 올 들어 채권을 20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관련 통계가 잡힌 이후 최대 규모다. 주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내년부터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으로 돈을 옮기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 저점 매수 급증”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 1일~12월 9일) 장외 채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19조7327억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작년 전체 순매수액(4조5675억원)의 네 배가 넘는 규모다. 역대 최대 순매수액을 기록한 2007년(6조5143억원) 기록도 갈아치웠다. 장내 순매수액(5573억원)을 합치면 올해 개인 순매수액은 20조원이 넘는다.

반면 주식시장에선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 1월 70조원을 넘었던 주식 예탁금은 45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15조원에 육박하던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도 6조~7조원대로 반토막 났다.

내년 전망이 불투명한 주식과 달리 채권은 저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머니 무브’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 1월 연 0.25%에서 지난달 연 4%까지 올리면서 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증권업계는 미국 기준금리가 연 5% 안팎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둔 투자자는 금리가 내릴 때(채권 가격 상승)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정상우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팀장은 “미국 금리가 연 5% 수준까지 오르더라도 이후에는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 투자자는 채권을 분할 매수해도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절세 목적 투자도 유리
채권 매수는 ‘슈퍼 개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채권은 시세 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절세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이 낮을 때 투자해 시세 차익을 챙겨도 세금이 매겨지지 않는다. 표면금리에 붙은 이자소득에 대해서만 15.4%의 세금을 내면 된다.

가장 인기를 끄는 종류는 회사채다. 올해 개인은 회사채를 7조6487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2조8701억원을 기록한 국채의 세 배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 이름이 친숙한 AA- 등급의 회사채가 개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AA- 등급의 회사채를 발행한 주요 기업으로는 호텔신라, SK가스, 롯데쇼핑 등이 있다. AA- 등급 회사채는 부도가 거의 없고 금리가 연 5% 수준으로 높은 편이어서 인기가 많다는 분석이다. 신용스프레드(국채와 금리차)도 벌어져 있어 향후 국채 대비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TIGER CD금리투자KIS(845억원), KODEX KOFR금리액티브(771억원), KOSEF 국고채10년(685억원), KBSTAR KIS국고채30년(669억원) 등이 개인 순매수 상위 채권형 ETF로 꼽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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