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3일 16: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연기금·공제회 등 주요 '큰 손(LP)' 중 3분의 2가 내년도 PEF 출자 등 대체자산 분야에 '속도조절'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의 동반하락으로 전체 자산 중 대체자산의 비중이 저절로 커져버리고, 이로 인해 정해둔 투자한도가 차면서 추가 출자가 불가능해지는 현상인 '분모효과(denominator effect)'가 내년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밝혔다.
13일 글로벌 PEF운용사인 콜러캐피탈은 전세계 112곳의 연기금·공제회 등 출자자(LP)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보고서 ‘글로벌 사모펀드 바로미터(Global Private Equity Barometer)’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LP 응답자의 3분의 2가 "대체자산 비중을 현행 유지하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6개월 전 여름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이 대체투자 비중을 줄이겠다 답한 것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향후 2~3년간 PEF 투자에 가장 큰 위험요인을 무엇으로 보는 지에 대해선 응답자의 약 90%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직전해 보고서에서 92%의 LP들이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는 68%까지 줄었다. PEF 투자수익률에 대해선 대다수 LP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설문에 참여한 3분의 1이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의 연간 순수익률이 16%를 웃돌 것이라 예상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 섹터별론 에너지자산 투자를 가장 선호했다. 4년 전 조사와 비교해 LP투자자들은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탄화수소 관련 자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까지 열풍을 보였던 테크분야 투자는 밸류에이션 변동성이 커지며 선호도가 크게 줄었다. 45%의 LP투자자들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벤처캐피탈(VC) 기술기업 투자의 매력도를 중기적으로 감소시켰다고 답했다. LP투자자 중 28%는 PEF의 기술기업 투자의 매력도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투자 방식을 다양화하려는 현상도 나타났다. LP투자자들의 절반이 포트폴리오 조정시 PEF간 거래 시장인 세컨더리 마켓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응답자 절반 이상의 LP투자자들은 같은 운용사의 여러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했다. GP에 대한 영향력 행사 측면에서 큰 이점이 있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밖에 새로운 투자기회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고, 보수를 절감할 수 있으며, 추가 투자에 대한 실사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 등이 동일 GP의 펀드에 투자하는 장점으로 꼽혔다.
PEF운용사가 또다른 PEF운용사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도 LP들의 관심을 모았다. PEF운용사(GP)의 지분에 투자해 본 LP투자자들의 3분의 1은 기대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답변했다. 국내에선 MBK파트너스가 올해 6월 미국 다이얼캐피탈에 운용사(GP) 지분 13%를 매각해 9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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